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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
 그녀의 표정과 몸짓 그리고 말투   카테고리가뭐야
조회: 2382 , 2004-02-12 01:37

  

난 내 말투와 표정과 몸짓이 싫다.
사실 비됴 찍은거 보구 싫은 맘이 심해졌다.
이젠 행동도 소극적으로 말도 자제하고 표정도 과장하지 말구 걍 조용히 가만히 존재감 죽이고 살아야지..
이건 원 무슨 소릴 해도 힘이 들어가 있잖아.
힘빼고 살자고..

얼굴은 만득이 장난감처럼 이리저리 비틀리면서 1초마다 표정이 바뀌고 말투는 무척 설명적이며 애써 자신감있는 말투를 골라서 사용하며 특정 단어에 액센트를 심하게 주면서 목소리는 굵은 목소리를 애써 가늘게 뽑은 게이스런 목솔이구 눈에 쌍까풀은 저능아처럼 굵어선 처진 눈매랑 딱 바부같구 입은 어찌나 두터운지 말할때마다 두터운 입술을 내밀게 되는데다가 웃으며 망울 넓은 코가 더 넙대대해지고 무척 여성스러울려구 하지만 얼굴 어딘가가 남자같아.

아..남자같은 여자 진짜 시러하는데..내가 그런 얼굴이라니..
사람들이 나 닮은 사람 대면 다 남자이름대는게 다 이유가 있었어..
으씨..
뒤늦게 깨닫다니..내가 남자같이 생긴 얼굴이었어..
그것두 징그럽게 쌍까풀진 남자의 니끼한 얼굴을 닮았어..
무우척이나 (이런 단어 쓰기 싫지만) 게이스런 외모야.
으이씨..

그래서 난 여자스런 옷이 안어울렸던 거야.
무척이나 여성스럴려구 노력했지만 영 어색하구 어설퍼.
나 자체가 뭐 원래 어설퍼..
어설픔이 매력이 될수두 있는데 딴엔 어찌나 안 어설플라구 노력하는지 내가 쓰는 말투와 선택하는 단어들이 너무 볼썽 사나워.

잘난척으로 보이지 않는 잘난척을 골라하려구 한건데 너무나 잘난척같은 단어가 튀어나오면 너무 챙피해져.
사실 변명을 하자면 난 지나치게 자학적이고 자기비하적이야..어릴때부터 고질병이었지.
그리고 겸손을 최고 미덕으로 알았어.
그래서 언제나 지나치게 나는 억누르고 존재감을 죽이면 스스로 만족해 했어.
근데 그게 안돼잖아.
남들보다 키는 머리통 두개나 크고 떡대는 남자를 한팔로 끌어안을 수 있을 정도니 어떻게 눈에 안띄겠어.
매번 가는데마다 유명해지거나 씹힘의 대상이 됬었지.
난 가만히 있는데 주변에 자꾸 흠집 잡히고 주목받고 있다는거 아무리 둔해도 자꾸 느끼게 되는거야.

그러다가 오히려 역으로 나를 드러낼때 자신감있는 척을 시작했어.
첨엔 어색하고 스스로가 나같지 않아서 영 낯뜨거웠는데 내가 자신감을 갖고 잘난척을 하면 할 수록 사람들은 단순하게 그걸 받아들이더라구.
차라리 쟤 잘난척 하네 라구 콧방귀를 꼈음 되는데 다들 진지한 눈으로 내 말에 빨려드는걸 느끼니까 습관이 되는거야.
무슨 말이든 액세트넣어서 강하게 발음하고 설명적으로 삥 둘러서 늘어놓고 거기에 대충 논리적여 보일거 같은 화법을 섞는거지.
난 남들이 절대 눈치 못채고 그게 원래 내 모습으로 알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내가 내 이너부 비됴를 보니까 난 다 알겠더라구
진짜 어설픈거 있지.
욱~~
영 아니였어.
싫었어 싫었다구
내가 왜 글케 잘난척하고 오바하는 면상을 시러했나 했더니 다름아닌 그건 내 자화상이었어.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