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침까지 뜬 눈으로 보내다가...
오전 오후 내내 잠들어있었던 오늘 하루....
일어나 아무 것도 한 것없이 퇴근을 준비하면서...
그래도 남는 시간이라고 야외 휴게실로 가서 담배 한 대 태우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없이 고개를 쳐들어 바라본 하늘엔...
조각구름이라고 칭하기엔 너무나 없어보이는...
그렇다고 실구름이라고 하기엔 덩치가 큰..
어디에도 속하지 못할 뭉치의 구름이 조금씩 눈에 보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 뿐이었다...
다른 연관된 상념이 없었다...
오랫만에 걸려온 고등학교 때 친구의 전화에 저녁 약속을 잡고...
친구를 기다리며 한가하게 오락을 하고...
친구를 만나선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친구와 헤어지곤 다시 저녁일을 하러 가고...
남는 시간이 없을 리 만무했지만....
오늘은....
이겨냈다는 말이 무색할만큼...
바쁘지도 않은 시간이었는데도 그 아이 생각이 일절 나지 않았다...
지금 막...집에 와서...
씻고 습관처럼 컴터를 켜고 가계부를 쓰고...
일기를 적을까말까 고민하던 잠깐의 시간에....
오늘 하루 내 모습이 무서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지금도 그 아이를 대하는 면에 있어 여전히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
내일 역시...틀림없이 그럴 거라고...짐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