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환이랑 태완이를 만났다. 아니 태완이랑 기환이라고 해야돼겠지? 기환이가 나이가 어리니까...
아침 나절부터 약간 비몽사몽한 나는 일어나자 마자 컴터를 키고 서태지를 틀어놓고 또 열심히 하루를 시작하려고 맘을 먹었으나,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아 아침도 10시가 넘어서 먹고(일어나기도 늦게 일어났다, 한 아홉시?) 겜을 하면서 짜장과 킹과 감자-대성이와 함께 스타를 했다. 교문 vs 금곡으로 붙어서 첫판은 저글링 러쉬에 의한 공격으로 짜장이 죽어서 금방 10분 만에 끝나버렸지만, 나머지 2판은 내리 다 이겨서 기분이 좋았다. 기분을 살려서 채팅을 하면서 킹네 집에 가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킹네 집에 갈려고 옷을 입고 나왔다. 나오다가 희창이랑 전화통화를 한지가 꽤 오래돼어서 전화를 한번해봤더니 만나자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난 이럴때 항상 갈등한다. 어찌 보면 저쪽애들하고 먼저 약속을 잡은거나 마찬가진데 아니지 잡은거지..그런데 난 이들을 만나야만 한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쟤들은 맨날 보는 애들이고 이쪽은 가끔봐서 그런건가? 아니면 솔직히 내 맘속에 이들을 더 좋아하는 건가? 왜? 여자땜에? 그럴 수도 있겠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난 미친다. 내 자신의 비겁함? 혹은 비열함? 혹은 이기심? 그런 것들로 인해 자신을 비판한다. 하지만 비판은 비판일뿐 또 다시 거짓말로 친구들을 속이고 다닌다. 휴우~~
이러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잘 안된다. 좀더 인맥관리에 신경을 써야 겠다. 희창이하고 병수하고 만나서 당구를 치러 갔다. 당구장에 온 그들의 복장이란 참으로 가관이다. 일요일 아침에 축구를 하고 온 그들은 축구할 때 입었던 복장 그대로 왔다.
그게 뭐냐고 놀리면서 창피하다고 그랬지만, 사실은 부러웠다 나도 그들처럼 축구를 하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꼭 제대하면 같이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내 맘일뿐 난 솔직히 축구를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더더욱이 잘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샘이 나고 더 서글펐다.
당구를 쳤는데, 내가 두판다 이겼다. 기분이 좋았다. 두번째 판에는 내가 100놓고 쳤는데 이겼다. 이젠 나도 100놔도 되겠다. ㅎㅎㅎ
병수 컨디션이 오늘 영 아니었다. 그래서 병수가 되게 못쳤다. 계속 꼴등만 했다. 200치는 놈이 왜 그럴까? 내가 요즘 수전증이 걸렸나 손이 계속 떨린다고 했더니 병수도 자기도 그런단다. 역시 누나 말대로 이건 영양 실조에 의한 가벼운 증상인가 보다. 병수와 나의 공통점은 둘다 잘 못챙겨 먹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누나 말이 맞는 것일수도 있다.
저녁때 집에 있다가 나가서 태완이랑 기환이를 만났다. 왕십리 6번출구...늘 만나던 곳이다.(늘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군...내가 얼마나 갔다고...하지만 만날때 마다 거기였으니까 어쩌면 늘일지도...)
오랫만에 기환이를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역시 그래도 동기는 동기인가 보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 진다. 태완이도 봐서 맛나는 술집 많이 알아봤다. 나중에 친구들 하고 와야겠다.
내가 태완이하고 만나서 맥주먹었던 카스타운이가? 그 집을 중심으로 우측으로 들어가다가 좌측 골목에 [누나네 삼치가게]-여기는 (매화수)가 소주랑 같은 가격인 3000원이고, (모듬 우동탕)-예술 이 맛있다. 그리고 (왕삼치구이)도 같이 곁들이면 삼치구이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다.
카스타운을 중심으로 앞으로 한 블럭정도 쭉 나오다가 오른쪽으로 꺽어지면 [백번]이라고 씌여진 가게가있다. 빨간 간판에 큰 한글로 백번...백향과는 다른 곳이다. 그곳에는 [왕오징어 통구이]가 맛있단다. 이집도 소주집이다. 그리고 [섞어찌개]-여자들이 싫어하는 메뉴가 또 추천이란다. 이집의 특징은 다른메뉴를 시켜도 빠꾸를 먹는단다. 아주머니가 이거박에 없다는 식으로 해서 거의 그것만 먹게 한다고...ㅡㅡ;
이집은 오늘따라 문이 닫혀서 가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그네파전]...카스타운에서 앞으로 쭉 끝까지 나와서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오락실이 나오고 오락실을 지나서 모퉁이를 돌면 파란간판에 나그네 파전이라고 보인다. 그 집은 메인가게 앞에 포장마차처럼 해놓았는데 거의 모든 손님들이 그 포장마차 안에 들어가서 먹는다고 한다. 분위기가 마치 포장마차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참 맘에 들었다. 그집은 [나그네해물파전]에 [막걸리]가 맛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태완이가 질렸다고 해서 김치파전과 소주를 먹었다. 근데 그것도 좋았다. 크기도 크고...하긴 팔천원이면 그정돈 되야지...근데 먹다가 돌이 나오고 조개에 흙이 씹히고 하는 것이 써비스는 영 아니었다. 여자랑 가기엔 좀 그렇지 않을가 싶다.^^
어쨌든 왕십리에 있는 좋은 술집을 많이 알아낸것 같아서 좋았다.
오늘은 화이트데이! 나도 꼭 여자친구가 생겨서 그런데를 여자랑 같이 갔으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