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에선가 한 여자 여행가가 출연해서 자기가 여행한 곳 중에 가장 기역에 남고
또 다시 한번 더 가고 싶은 곳이 인도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사상과 종교의 원천지이지만 아직까지도 표면적인 계급사회가 존재하며, IT강국이며 기술과
인재가 많은 곳이지만 거지가 많고 문명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사람이 많은 곳.
물론 변두리이긴 하지만 인도의 수도라는 뉴델리에서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여지는 광경,
즉 천막 밖에 말리기 위해 나무가지에 걸어놓은 빨래와 , 공터 풀숲에 볼일을 보기 위해 어슬렁
거리며 걸음을 걷는 사람, 거리에 버려진 쓰래기 중에 먹을 것을 뒤적이며 찾아 먹는 팔자 좋은 소,
시멘트로 지었는지 혹은 흙으로 지었는지 파악할 수 없을 정도의 쓰러질듯 허술한 집들,
뻔히 앞에 길이 막혀 앞으로 갈 수 없음을 알 수 있는데도 기계적으로 경적을 울려대는 운전수등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모습인 듯 하면서 또한 조금은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이 때 뒷자석에 탓던 어느 분이 '우리나라 70년대도 이러지는 않았을 텐데' 라는 말을 한다.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지금 인도의 모습은 우리나라 70년대의 어려운
시절과 비슷한 점이 많지 않은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가 힘들었던 그 때, 낮은 산등성이
언저리에 양철지붕으로 다닥다닥 지어진 달동네와 그나마 시멘트로도 지여지지도 않고 나무 판자로
얼기설기 지은 판자촌이 얼마나 많았던가. 거리를 지나가는 낮은 목서리의 똥~퍼 하는 아저씨의 목소리가 아직도 기역에 생생하다. 3시 세끼를 수제비와 라면으로 때울 때도 많았고, 부모들은 한푼이라도
벌고자 하루종일 나가 있어, 아이들은 하루종일 뭐하는지도 모르는 체 방치해 두는 가정이 허다했다.
그 때의 어려웠던 시절의 모습과 지금의 인도의 모습은 어찌보면 많이 다르겠지만, 그 시절의 아련한
기역과 맞물려 참 묘한 기분을 들게 한다. 그냥 못사는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뿐만이 아닌
나에게도 아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저렇게 가난하게 살 때가 있었는데, 우리 나라가 많이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풍요로운(?) 삶에 감사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
인도라는 나라도 예전에 화려한 문화를 꽃피며 잘살때가 있었을 텐데, 세상은 참 불공평 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공평하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도에서 겨우 하루 지내고 느낀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