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환경은 좋지만, 역시 집을 떠나 오래있다보니
힘들고 지친다. 타향살이라는 것이 이런것이려니 생각해 보지만
퇴근 후 집에 와도 별로 할일도 없고, 이젠 주말에 델리 시내 나가는 것도
슬슬 지겨워 지기까지 한다. 하루 하루 낙이 없다, 적어도 한국에 있을때는
TV라도 마음껏 보고, 인라인이라도 실컷 탈텐데....
산더미 같은 업무와 회의 속에서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다.
남들은 과장 진급이 됐다고 한턱 쏜다며 기분을 내는데, 나는 축하 인사를
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울수 밖에 없었다. 난 진급 같은 것에 연연해 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그게 그리 쉽지 않다. 심각하고 조용한 타입의 나 같은 사람은
사람들한테 인기가 없다. 특히 팀장이나 상급자에게는 자신을 잘 어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기 마련인 것이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남앞에 나서서 자기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겸손보다 자기 능력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는 것이 요즘 같은 시대에서는 필요하다.
지금 같아서는 빨리 시간이 흘러서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 뿐이다.
떠돌이 생활을 오래하면 쉬 늙는다는데, 이러다 팍 늙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든다.
시간아 빨리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