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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장미
 2005년 7월 어느 날   삶과 일
조회: 586 , 2005-07-06 21:33
퇴근하기전이다.
오늘은 바쁜 가운데 마음이 한가햇었다.
고한우의 "네가 보고파지면'을 듣다....
원래 한곡에 빠지면 물릴때까지 듣는다.
멜로디가 참 좋다.
목소리도 좋고 가사도 그렇고....

작은애가 기말시험을 마치고 영화를 보고왓단다.
넘 이쁜 아이다.
외모가 아니라, 하는 행동이...

그애는 5살에야 말을 시작햇다.
많이 늦는 애라고 생각햇다.
우리 둘이 전문직인데 아이는 마음대로 안되나보다라고 생각....
6살때에는 소아정신과에 가서 자폐가 아닐까 해서 상담도 해보앗다.
다른애들은 종달새처럼 말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데 다 못한다.
7살에 취학통지가 나와서 망설이다가 주위에서 모두 반대(8살에 보내라고)
내가 그냥 우겨서 학교에보냈다.
(남자아이니까 군대도 있고 혹시 재수도 할지 모르니까..)

이름만 간신히 쓰고(?) 학교에 가서 엄청 고생하다.
다른 애들은 길고 난다...
알림장을 제대로 못써오고,학교가기 싫어서 울고 신발주머니 던지고...
산만 그자체고...컴 게임만 하고
담임선생님에게 사정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학기초에는 간절히 기도하며 원하였다. (제발 따뜻한 선생님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다행히 선생님들이 조금 관심을 가져주었다.
그럭저럭 초등학교를 졸업하다.

중학교에가서 간신히 중간~중간이하 정도를 하다.
우리는 그아이에게 마음을 비우다.
학원을 안가려고 해서 안보냇다.
컴퓨터게임을 너무 좋아한다.새벽에 몇 번 들켰다

어떨때는 포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희망을 가지는 것은 그 아이가 마음이 너무 착하다는 것이다.
자신감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소심하고 친구들에게 잘해주고 길거리 노점상들 보면 걱정을 한다.
그리고 집에 올때는 이것저것 사가지고 온다.
"노점상아저씨가 너무 손님이 없는거 같아서 사왓댄다.."
자기친구를 집에 데리고 오고나서
내가 친구가 어디사는지 혹은 아빠가 뭐하는지를 물어보면
아주 싫어한다.
그래서 궁금해도 꾹 참는다.
그냥 친구들 데리고 오면 엄청 잘해준다,
사실 너무 고맙고 이쁘다.(우리 애랑 놀아주니)
사춘기때에 친구가 제일 소중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에 진학햇다.
그 애가 달라졌다.
공부를 해야겟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공부를 해야 훌륭하고 능력잇는 사람이 되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잇다고 생각한 것이다.
(평소에 현실은 힘들더라고 이상을 높게 갖기를 바랫었다.)

그아이는 지금 고2다
이제는 컴퓨터도 안하고 하루종일 책상에만 붙어잇는다.
성적도 이제는 상위권이어서 전교에서 19등 햇다.
모의고사는 더 잘본다.
기말고사도 그러저럭 봣다고 한다..
주위사람들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한다.
넘 이쁘고 고맙다.
사실 그 애때문에 맘고생은 햇다
(마음을 비웟어도 공부못하는 게 내잘못인거 같아서...
아마 내 잘못도 있을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여러번 변하나보다.
쉽게 단정짓지 말아야겠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정말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