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쩐지 이상했다. 뭐 기분이겠거니 했지만..
아침에 매일 같이 다니는 친구와 결국 매듭을 지어버리고 말았다.
사실 그렇다고 완전 친구와 '쌩깠다'라는 말은 아니지만
그 친구에 대해 나쁜 감정은 없다. 단지,
'친구'라는 것은 그저 마음 그대로의 친구였으면 하는 점이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그 친구는 자기 주장과 이익을 전제로 나와 친구를 맺은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예전 학교에 있을 때는 전혀 알지 못했었지만...
그 친구와 전학을 오고 부터는 그 친구가 학교 생활에 스트레스를 느껴서 그런건지..
그 것이 원래 모습이었는지... 많이 변해갔다. 그래...
그래도 친구인데... 이해해야지... 이대로 돌아서버리면 내가 정말 나쁜거야.. 그렇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사실 그 친구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고, 또한 그 친구의 천성이 전혀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것 쯤은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해 주려고 하면 할 수록 점점 나는 그 친구의 시중을 드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물론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당사자가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그래. 그 친구도 나름대로 노력은 했다. 그렇지만 그 친구의 심신의 피로가 그런 것들을 방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그 것을 알면서도 내가 항상 이해하는 입장에 서야 하는가? 하는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혼자 마음 상하곤 했다.
늘 자기 기분대로 행동하려 하고, 만나도 웃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항상 만날 때마다 부담스러운 친구였다.
설마.. 그래도 얘는 날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는거니까 편하게 대하다보니 그런걸꺼야.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일로 나는 완전히 마음의 결단을 내렸다.
'그래. 결론은 이게 아니구나.'
뭐 그런 일이 한두 번은 아니다. 주변에서 항상 자신의 이익을 전제로 나에게 접근해 오는 속물적인 인간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도 이 친구는 많이 알고 지내온 터라 좀 다르겠지 라고 생각했었지만.. 역시나 이 친구를 통해서도 난 친구에 대한 불신감만 키우게 되어버렸다.
"따로 다녔으면 좋겠다. 같이 다니기 힘들다."
라는 말을 했을 때의 나도 기분이 좋았던건 아니었다. 그래. 본인은 느끼지 못했겠지만 내가 느끼고 있던 이 감정을 이야기 해 봤자 당사자가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마무리 지었다. 예전에 나와 다투던 친구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왜 무언가를 바라는 것일까. 그리고 그 기대를 저버리게 되는 시에는 바로 돌아서버리는... 왜 그런 속물적인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걸까. 그런 현실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심지어 사랑으로 보살핀다는 교회 내에서 조차도 사람들은 가면극을 펼친다. 교회는 보험 차 다니는 것인가?
순수가 식어간다. 마음이 아프다.
심지어 그렇게 생각하는 나 조차도 현실에 자꾸만 눈을 돌리게 되고.. 속물적으로 되는 것만 같아 두렵다. 나는 성장하면서, 항상 밝아보였던 어른들의 어두운 면들을 발견할 때마다 저렇게 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 것은 대체 무슨 통과의례 같은 것인지... 누구나 한 번씩은 현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순수라... 그러고보니 난 순수하게 무언가를 사랑 해 본 적은 있는걸까?
이제와서 이런 걸 찾아봤자..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그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닐까 라고도 생각한다. 순수 역시도, 사람에게 필요한 것들 중의 한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잃어 가는 것일 뿐이다.....
..................이거 벌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