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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娜夜)
 선   생각의미로
비가 잠깐 왔다.. 조회: 3887 , 2006-04-23 17:35
나는 몰랐다, 선이 있다는걸....
깜빡했다라고 말하기엔 너무 오랜기간동안 쭉~ 잊고 살았었던것 같다...

그냥 내가 좋았다...그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었고, 내 방식대로 그 사람에게 신경써주고, 관심가져주고 그러면 좋아할거라 믿었다...
무조건 잘해주기보단, 잘못된건 지적해주고, 고쳐주고, 같이 마음 아파해주고 노력해주는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랬다...그게 더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내 마음의 표시였다...
정말 순수하게 나는 당신이 좋습니다...그냥...이런건데....

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란게 있는 거였다.
내가 신경을 써도 될 부분과 신경쓰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었다....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선을 없애려고 했었다... 내가 이 사람과 좀 더 가까워지면 그럼 그런 선따위는 좀더 뒤로 물러나거나, 흐려져, 결국 우리 사이에 아무런 장애물도 되지 않을꺼라 믿었다....그렇게 좀더 가까워지기 위해 더 신경쓰고 챙겨주고 관심가지고...그렇게 또 아무렇지도 않게 선을 넘어버리고...

....자기오류....

어렸을적... 돈을벌려고 일을 하다보니 여자친구를 사귈수가 없었고, 여자친구를 사귀려면 돈이 많아야되니까 돈을 먼저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의 쳇바퀴 속에서 끊임없이 시간만 밟아 돌리며 지냈던 때가있었다...

잘해주기 위해 선을 넘어버리고, 선을 넘지 않기 위해 잘해주고...

내 인간관계엔 선이 없다보니,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었고, 항상 이기적이었다...
때론 상대방이 부담을 느껴 오히려 더 피해버리기도 했다...

내가 하는 배려는 배려가 아니라, 참견이었다....
내가 갖는 관심은 관심이 아니라, 부담이었다....

항상 그리워하고 외로워했다...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내 잎은 퇴색되어있었고 뿌리부터 병들어 있었다...
아무나 사랑할수 없는 사람이기에 아무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있었다.

나는 잘해주는데 왜들 그러지? 얼토당토 않는 보상심리에 속상한 적도 있었다...
누구한테나 잘해주니까 누구한테도 잘해주지 않는셈이 되어버리고...
원래 이게 나야...라고 밀고 나가기엔 이젠 힘에 부쳐버리고...
그렇다고 바꿀수도 변할수도 없는 프로그램이라...패치가 안되는 사람이라....
나는...썩었다...

그러니까...
이제.. 어차피...
길게 가지 못한다는 걸 받아들이는 수밖에...
내게 스스로 주어진 시간이 이제 몇개월 남지 않았으니까...

.........

운영자   06.04.23

누구한테나 잘해주니까 누구한테도 잘해주지 않는셈이 되어버리고... 맘에 남는 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