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에 엄마 수술이 잡혀있다.
코 안에 혹이생겨 점점자라고, 초기엔 약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 엄마의 경우에는 수술로 제거를 해야한다.
부비동염 수술계의 일인자에게 예약을 하고 수술을 하는거지만 솔직히 걱정이된다.
'마취....' 것두 전신마취.... 마취를 안했으면 좋겠는데... 고통이 엄청나고 또 출혈도 심하단다.
수술동의서에 싸인할 아빠의 모습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이다.
다행히 내가 수요일과 금요일 공강이라, 엄마 수술날에는 가서 같이 지내 줄 수 있을거 같다.
목요일 수업을 없애버리고 싶지만 그날은 수업이 가장 많은 날인걸...
드라마에서 보던 풍경이 내 앞에 다가오게 되어 참 낯설고 두렵다. 수술실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릴
내 모습이 상상된다.
걱정이 이렇게 되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언젠가부터 코곯이를 하는 아빠가 숨을 들이쉬고 한참있다가 내쉴때
난 그순간에 아빠가 무지 걱정됐었다
오래오래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우리가족 이렇게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어린 나에겐 숨소리 조차 걱정인 그런때가 있었다.
우리엄마는 항상 건강한 줄 알았고 건강할 줄 알았다.
나이가 들면서 어른에겐 각종 병들이 찾아온다는걸 배워서 알고 있다.
하지만 내 경우는 아니었음 싶었다.
부모님이 늘 건강하고 늘 활기차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아파서 안타깝고 서글프다.
그럴때마다 그냥 내가 대신 아파버리면 걱정할 일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땐 참 안타깝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대신 해 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을때 ...
내 한계를 느끼고 무능력함에 좌절하게 된다.
다음주 수술이 잘되고 엄마가 빨리 완쾌됐으면 좋겠다.
이 순간, 또 그 순간 내가 빌고 또 빌 수 있는것은 단지 그것뿐이다.
코수술이라서 수술후 한참 밥을 먹을 수 없다는데.. 코수술 후에 뭐가 좋은지 좀 찾아봐야겠다.
어리광쟁이에 철없는 딸이지만, 그래도 엄마에게 내가 소중하듯이..
나에게도 엄마가 무지무지 소중하다.
똑같은 잠옷입고 같은 마스크팩을 올리며 누워서 티비를 같이보는 친구같은 엄마가 참 좋다.
사랑해라는 말과, 문자에는 하트를 남발하는 우리엄마가 참 좋다.
그리고 그런 엄마를 걱정하고 챙기는 따뜻하고 가정적인 우리아빠가 좋다.
엄마의 수술도, 그리고 당분간 혼자서 학교를 챙겨서 다녀야 할 내 고3동생도 걱정이다.
동생도 약한 체질이라 누군가가 항상 챙겨줘야하는데.. 난 아무래도 병원에 있어야 할 듯 하다..
주말마다 집에 내려가는 나를 구박하면서도 챙기느라 고생하는 우리엄마
하루에 한통화는 꼭하는데
오늘 전화해서 '엄마 목요일에 내려갈께' 라고 하니까 '환영해' 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 그걸 생각하면 울컥 한 것 같다.
"오늘은 어쩌려구 환영한다구 그러는거야? 매일구박했잖아!!" 라고 하니까....
"가끔은 그런날도 있어야지......."
매일 가족을 위해 생각하지는 못하지만 가끔 이렇게 깊게 그리고 진지하게 나의 가족에 대해 마주할 때가
있다. 근데 그때마다 나의 답은 "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