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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다시 이곳   2009
조회: 2781 , 2009-08-02 21:51
일주일+이틀간의 휴가가 끝나가
두시간 이십분 가량 남았어
이번 휴가도 지나간 많은 휴가들처럼 나는
그냥 보냈지

그냥.
그 말은
많은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의미하기도 해

나는 여권과 카메라, 영어회화집을 가방 속에 집어넣고
훌쩍 떠나고 싶기도 했고
펄럭거리는 치마를 입고 하늘을 닮은 신발을 신은채
아무도 모를 작은 시골로 들어가고 싶기도 했어

그렇지만 나는 또 여전히
가족과 친구와 나태함을 택했지 ;

그게 내게 있어 그냥이야
해외여행이나 명품쇼핑, 계획적인 어떤 특별한 그냥을 꿈꾸어도
내겐 가족, 친구, 나태함을 누리는 것이
특별하다는 것.

이제 인정하고 나는 또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어
일상의 행복이 나에게 평온함을 가져온다
소홀히 할 수 없는 나태함을 휴가로 꾸미고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일상을 조금만 재미있게 내 맘대로 살아보자

끝은 또다른 시작으로 가는 길.
내 발걸음은 어디로 가련지,,

29살의 마지막 여름.
소중했던 시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