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밤늦게 퇴근 하다가 그 고객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어요
사무실 집기 나르면서 전화케이블을 몽땅 잘라놔서
장비도 없이 나 혼자 케이블을 연결해주기는 힘들더라구요.
형이 내 SOS전화 받고 두말않고 달려 와줘서 얼마나 고마웠던지.
정환이 형은
그렇게 까지 해줄 필요가 있느냐?
구내 공사 하는 업체를 불러야지 왜 너를 부르느냐?
너무 잘해주면 당연히 해주는 걸로 알고 버릇만 나빠진다고 하는데..
제 생각은 좀 달라요
영업을 하다보면
영업사원이라는 거 때문에 항상 경계를 당하고
고객으로 부터 터무니없이 무시를 당하는 경우도 많고
갑과 을의 관계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아요.
"영업 Feel 이 난다" 는 욕 알죠?
내가 그 영업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아침에 빵빵하게 채운 핸드폰 배테리가
퇴근 무렵에서 빨간 눈금 한개가 남듯
몸보다 마음의 상처를 받고 기운이 소진되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고객이 나를 믿고 의지한다는 느낌,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없으면
이 힘든 직업을 계속해 나가기 힘들어요.
난 그 느낌으로 매일 발전기를 돌리거든요.
어제 밤 저에게 전화를 했던 고객은
작년 가을에 인터넷 전용회선 하나 판매했던 인연밖에 없지만
내가 드린 명함을 버리지 않고 전화를 해준게 나는 참 고맙더라구요
암튼 형
어제 밤에는 고마웠구요
다음주에 "불타는 왕대포"에서 한잔 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