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휴가나온 친구를 만나는 날이었다.
다른친구한명과 셋이서 만났는데, 신기하게도 어제봤던 애처럼 편했다.
친구는 오래될 수록 좋다는게 정말인 것 같다. 이성이건 동성이건.
기념샷을 마구마구 찍어대는데, 군인친구가 표정이 부자연스러웠다.
아무래도 근 몇개월간 사진을 찍을일도 별로 없을 뿐더러, 표정관리를 잘 해야하니까...
피부도 까칠해지고 ... 안타까웠다.
젊은 청춘을, 22개월이란 엄청난 시간을 쏟아붓는 내 친구도, 그리고 다른 군인들도
볼때마다 안쓰럽고 미안하다. 사서 고생인데 누군들 가고 싶을까......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가장 힘들게 보내는 것 같으니까...
예전엔 눈이오면 설레고 좋았는데, 지금은 눈이 쌓이는게 무섭다고 말한다.
어떻게보면 감정이나 감성이 메마르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카메라 렌즈로 통해서 본 내 친구는
한참동안이나 표정이 펴지질 않더라구....
예전엔 '군인아저씨'였지만
어느새 내 나이가 스물두살이 되어 '군인친구'가 되었다.
10살의 나는 얼굴도 모르는 육군장병 아저씨게 편지를 쓰라는건 왜이렇게 힘들던지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을 연발했었는데...후후
건강하게 빨리 전역하렴-
그때쯤엔, 멋진 군필자 오빠가 되어 있을꺼야 ㅋㅋ 신입생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