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말한다면 분명 오바다.
그러나, 고종석이 <인류 보편주의> 혹은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을 이야기하며
"우리는 모두 그리스인이다"라고 말했을때 내게 전혀 정서적 거부감이 없었던 것을 상기한다면
"우리는 모두 일본인이다"라는 명제에 내가 거부감을 느낄 이유는 없다.
오히려, 철인28호, 캔디, 도전자 허리케인, 황금박쥐, 아톰등 일본 만화를 보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것,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라쇼몽>같은 일본영화라는 걸 감안한다
면 도쿄에 사는 내 또래 일본 샐러리맨과 나의 정서적 거리감은 이건희 회장과 나의 그것보다 천배는
가깝다.
더구나, 30년전 지방의 한 도시에서 자국 군인들에 의해 벌어진 학살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과거 일본에
의해 저질러진 만행을 국민성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본질적인 어두운 속성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나는 왜 최근 일본 지진 참사를 이웃의 아픔으로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