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아침드라마 복희 누나를 보았다.
할머니 집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재미있어서 그 뒤로 계속 보고 있다.
외출하지 않는 날은 12시나 되어야 일어나는 게 기본이었는데
복희 누나를 보려고 9시에 꼬박꼬박 일어난다.
드라마라는 게,
참 의외로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야기라는 것은,
들을 만한, 그리고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그러니까
소설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필요로 하니까
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소설을 쓰는 것이 좋기는 한데
한동안 읽어주는 사람 없이 혼자만 골몰하다보니
소설을 왜 쓰는 지 알지 못했었다.
소설은 그 자체로서 완성되지 않는다.
읽는 사람, 감상하는 사람이 있어야
그제서야 비로소 완성이 된다.
수식에서
'항' 하나가 빠져있었는데
어떻게 답이 나올 수 있었겠는가.
답답했던 것이
허무할 만큼 간단한 답이었다.
하지만 대입할 것을 찾은 것은 기특한 일이다.
.
.
사람들이
읽으면서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혀로 핥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소설을 쓸 수 있었으면.
그 상처가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세상 사람들 모두 마음 속에 하나씩의 상처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보듬어 안고 살아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소설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
.
아무튼 복희 누나는 뭐 그렇게 대단한 아침 드라마는 아니다.
남자 주인공이 잘 생겨서 보는 것도 있고
70,80년 대의 시대상을 보는 것이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막장이 아니면서 등장인물들 저마다의 삶을
잘 풀어내는 것 같아
재미있게 보고 있다.
흡입력이 있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볼 만은 한 아침 드라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