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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이해 받고 싶다.   trois.
조회: 2407 , 2013-01-25 21:21


말 하고 싶다.
인정 받고 싶다.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든 것은
내가 나약해서가 아님을.

나는 지금처럼 힘들 수밖에 없음을
남자친구에게 이야기하고 인정 받고 싶다.

남자친구는 내가 왜 힘든 지 모른다.
단지 내가 일 하는 게 힘들어서 이러는 줄 알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만 한다.

다 경험이라고.
왜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생각하는 지 모르겠다고.


그럴 수록 나는 더욱 더 울부짖는다.
힘들다.
이래서 힘들고 저래서 힘들다.

집안 일 때문에 힘들다.
심리 치료가 힘들다.

사람이 힘들 수 있는 온갖 이유들을 갖다 붙이지만
오빠는 이해하지 못한다.
나를 약하고 답답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억울하다.
그런 게 아닌데.
나는 힘들만 해서 힘든 건데.




.
.

이해받고 싶다.
내가 밤마다 통화할 때 피곤하고 기운이 없고 기분이 우울한 이유를
오빠한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고
앞으로도 얼마나 힘들 것임을 이해받고 싶고
'불쌍하다'
'안 됐다'
'대단하다'
'힘들겠다'


소리를 듣고 싶다.




.
.


하지만 할 수가 없다.
오빠에게는.

오빠에게
내 남자친구에게
나 성폭행 당했다고
아빠한테 당했다고
7살‹š부터 당했다고
20살 때까지 당했다고
갈 때까지 갔다고


이야기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해받을 수가 없다.

너무너무 억울하고
답답하고
속이 터진다.




.
.


이렇게 헤어지고 나면
오빠는 나를 나약한 아이로 기억하겠지.
우울한 아이로 기억하겠지.

미쳐버릴 것 같다.

내가 왜 힘든 지 그것만이라도 알 수 있었으면 좋은데.
그러면 이렇게 답답하고 억울하진 않을 텐데.




.
.



이해 받고 싶다.
인정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