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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李하나
 이별, 그 후   trois.
조회: 2418 , 2013-01-29 22:43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고
상대에 대한 믿음이 없었고
주변에 사람이 없었다.

.
.




어느 책에서도 읽었고
친구도 그렇게 말했다.

관계는 너와 내가 50:50으로 같이 만들어나가는 거라고.


오빠의 잘못 
첫경험 때 나를 배려하지 않은 것(콘돔을 끼지 않고 질내 사정을 한 것)
그 이후에 나에게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두 번째 경험 때 콘돔을 가져오지 않은 것
나를 안심 시켜주지 못한 것
약속을 자주 깬 것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것
내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
나를 좀 더 아껴주지 않은 것

나의 잘못
나의 고민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지 못한 것
이런 나의 마음에 대해 솔직하게 오빠에게 이야기하지 못한 것
표현을 분명히 하지 못한 것(싫다, 불안하다, 안 괜찮다)
그러면서 괜찮다고 포장한 것
화내지 않은 것
나 자신을 믿지 못한 것
오빠를 믿지 못한 것
이 모든 것들이 '성폭행'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


하나야
명심해.

만약 나중에 또 힘든 일이 있거든
그래서 내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한테 성폭행을 당해서
내 인생이 이런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
분명히 알아둬.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누구나 다 겪는 일이야.
나만 그런 거 아니고
이게 잘못된 것도 아니고
내가 이상한 애여서 그런 것도 아니야.

누구에게나 다
연애는 힘들어.
성폭행 안 당한 사람들도
연애 잘 못 하는 사람 많아.

성폭행 때문 아니야.

.
.




하나 더 명심해.
사람에게서 등을 돌리지 말아.
항상 사람들과 함께 있으렴.
힘들 땐 더더욱.
내 주변에 얼마나 좋고 멋진 사람들이 많은 지.
그 사람들과 함께라면 못 할 일이 없단다.


.
.


그리고 또 한 가지 명심해.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거.
나 자신을 믿어.
내 느낌을 믿어.
내가 그렇게 느끼면 그런 거야.



아버지가 틀렸어.
그 새끼가 백 번 잘못했고
죽일 새끼야.

내가 맞아.
내 느낌이 맞아.



.
.



'나 자신을 믿기
상대방을 믿기
항상 사람들과 함께 있기
힘든 일이 있더라도 모든 문제가 성폭행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기.'




배웠다.

  13.02.03

뭐든, 배웠으면 오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