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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사랑하는 엄마에게   trois.
조회: 2736 , 2013-04-07 15:41


엄마는 늘 내게 말한다. 
자신한테는 삶의 낙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엄마, 그건요, 스스로 찾아내는 거예요. 
아무도 선물처럼 주지 않아요.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너는 내 생각은 조금도 안하냐'라고 
화를 낼 것이 분명하기에
나는 그 말을 삼키고 
그저 엄마를 위로한다. 


행복은 얻는 것이다.
아니, '깨닫는 것'이라는 것이 더 맞는 말일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행복도 있고 불행도 있다. 
행복만을 찾아 자신의 주머니에 주워담으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고, 
불행만을 주워담으면 불행해진다. 
엄마가 어서 엄마 주변에 있는 행복을 
주워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엄마 주변에는 남자 친구도 있고, 나도 있고, 동생도 있다. 
일 할 수 있는 몸도 있고, 가족들도 있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많은 날들이 있다. 
물론 돈은 없지만, 돈이 없다고 불행해해봤자 
없는 돈이 생기지는 않는다. 
물론 엄마가 못 가진 것도 세상에 무한히 많지만, 
갖지 못한 것에 불행해하기보다는 
가진 것을 행복해하는 편이 좋다. 

나 역시 가지지 못한 것이 많다. 
좋은 아빠를 가지지 못했고, 
좋은 어린 시절을 가지지 못했다.
이 점을 생각하면 아주 아주 슬퍼질 때도 있다. 
하지만 필요 없다. 
어차피 지나간 일. 
중요한 것은 지금이 어떠냐니까. 
내 힘으로, 내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걸로 됐다. 
돈도 없다. 
굶어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아르바이트를 쉴 수 없고 
나중에 좋은 집과 좋은 차를 얻지 못할 정도.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과 비교한다면 정말 없다. 

그러나 나와 같은 사람들도 주변에 많고 
나보다 없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게 생가하면 나는 '이만큼 가진' 것이다. 
일을 하면 학교도 다닐 수 있고,
벌면 생활비도 쓰고 기숙사비도 낼 수 있을 정도. 
할 수 없는 일, 
가질 수 없는 것들을 걱정하고 아쉬워하면서 
주저 앉아 있을 시간에 
할 수 있는 것들을 골라서 하면 된다. 

가지지 못한 어린 시절은 
지금부터 가지면 된다. 
20년을 잃었다고 
그 슬픔에 앞으로 남은 시간을 
잃을 이유는 없다. 
조금은 아쉽지만, 지금부터 추억을 만들면 된다. 
아빠가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있었으면 참 좋았겠지만, 
그래도 엄마와 동생이 있으니까 상관 없다. 
아빠가 필요한 이유는 나를 사랑해줄 사람, 
나를 지켜줄 사람, 믿어줄 사람이 있어야 해서인데 
사실 세상의 모든 아빠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나만 불행해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아빠가 아니고서도 
나를 사랑해주고 지켜주고 믿어줄 사람을 
찾기만 하면 된다.

이 외에도 내가 갖지 못한 많은 것들을 
굳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가지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되니까. 
무엇보다도 나는 내 인생의 동반자로서
'나 같은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 
정말로 행복하다. 
나는 나를 믿는다. 
나에게는 시간이 있고, 
사람이 있고, 
건강이 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면 
산과 하늘, 나무, 새가 있다. 
밥도 먹을 수 있고, 
학교도 다닐 수 있다. 
공부도 할 수 있다. 

언제 다시 불행해질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지금 행복하다.
엄마와도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 
엄마는 한부모가정 신청을 위해서 
차를 팔아서 지금 불행하다. 
우울하고 꿀꿀하다고 한다. 
살 이유가 없다고. 
엄마에게 말해주고 싶다. 
엄마, 살아야 할 이유는 하나에요. 
태어났으니까, 살아있으니까 사는 거예요. 
이걸 위해서 살고, 저걸 위해서 살고, 
그러니까 죽고 싶은 거예요. 
사세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해요. 
사소한 것들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지 마세요.


좌절   13.04.07

하나 양
눈물 이 나는군요
저희 어머니 도 간암 으로 돌아가셧어요
좋은 남편 이 아니였고 불행한 삶 을 사셧고
그리 60 도 되지 않은 나이 에 돌아가셧 어요
눈물 로 한동안 지내고 다시 현실 로 돌아와 강아지들 을 돌보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힘들지만 그래도 좋은 날 이 더 많을겁니다
힘내새요
지금 은 제가 하나양 에게 해줄수 있는 말이 이것뿐이내요
아시죠 힘내고 열심히 살아가면 언젠가 는 그 힘들었던 것이
도움 이 될꺼에요
^&^

리브라   13.04.08

읽으면서 감동받았어요! 하나양처럼 저도 감사할게요. 제가 가진 것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