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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짜증이 난다.   trois.
조회: 3498 , 2013-04-10 11:50


그동안은
늘 정리된 글들만을 쓰려 했다.
마음 속 깊은 곳의
약간은 거친 감정들은 걸러낸 채로.
이제는 그런 감정들마저도 가감없이
내뱉어야겠다.

'자동기술'
.
.



비폭력대화 선생님 싫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를 것이라 말 하는 것이 기분 나쁘다.

'여러분은 잘 모를 거예요'라고 말하는 게.
나는 아는데.
내가 아는 걸 그 선생님은 모른다.
내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난 정말 잘 아는데.

사람들은 내가 잘 하는 줄 모른다.
다 내가 못한다고 생각한다.

괜히 비폭력대화 같은 것을 배워서
말투도 가식 같고
도무지 호감이 안 간다.
그 선생님을 보면 비폭력대화에 회의감까지 든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정말 대화일까? 
진실한 감정은 표현하지 않고
형식을 갖춰 말을 하는 것이? 

그게 진짜 비폭력대화의 정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선생님은 그렇게 사용하고 계신 듯 했다.

서운한 게 있으면 
비폭력 대화의 정신에 따라
돌리고 돌려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사실 그게 비폭력일까? 
오히려 더 기분이 나쁘다.
사람으로 하여금 더 큰 죄책감을 갖게 만들고
반성으로 이어지게 하기 전에
방어의식을 갖게 만든다.

이게 선생님의 화법의 문제일까
아니면 거기에 반응하는 내가 문제일까? 
분명한 건 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같이 듣는 친구도 선생님의 화법이
빙빙 돌려 말하고
뒤끝이 있는 것 같아서 싫다고 했으니까.





(deep inside)

오늘은 나 말고 다른 친구가 더 많은 칭찬을 받았다.
내가 더 칭찬을 받고 싶은데
나는 칭찬을 얼마 못 받았다.

나도 열심히 했는데
왜 나는 칭찬을 안 해주고
그 친구만 칭찬을 해주는 거야. 
나도 칭찬 받고 싶다.
내가 비폭력대화 듣는 사람들 중에서
제일 잘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오늘은 그러질 못해서 화가 난다.




.
.


비폭력대화 선생님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을 거예요"
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아마 잘 모르실 거예요."


그런데 나는 이 말이 화가 났다.
무시 당한 기분이 들었다.
왜 자기 마음대로 다른 사람을 판단해?
너만 아는 줄 알아? 
나도 알거든?
나도 내 감정 잘 알아.
왜 인정 안해줘? 
왜 오만이야? 


우와
짧은 순간에 어떻게 저렇게 많은 감정들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기분이 나빴다.



뭐지
왜 나는 누가 아는 척을 하면 이렇게 화가 날까

티아레   13.04.12

하나양 반가워요. 하나양의 글은 늘 잘 읽고 있어요.

비폭력대화 선생님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을 거예요"
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아마 잘 모르실 거예요."

아마도 그 선생님이 전하고자 했던 이 말의 뜻은 이런 게 아닐까요. =>

"뭐지
왜 나는 누가 아는 척을 하면 이렇게 화가 날까"

그러니까, 자신의 표면적인 감정의 그 이면, 그 근원까지 깊고 상세하게
잘 모른다는 그런 뜻..

나는 그 선생님의 말에 동의해요..
그 당시엔 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서야 서서히 제대로 알아차리거나
깊고 차분한 반성적 사고의 과정을 거쳐서야 뒤늦게 깨닫게 되는 자신의
진정한 감정들도 있는 것 같아요. 복잡한 감정일수록 그렇겠지요.
오래전에 차단해서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하는 감정도 있는 것 같고
심지어 스스로 만들어내서 위장해놓은 감정들도 있는 것 같구요..

그리고 하나양이 나이에 비해 내면적으로 상당히 성숙하기때문에
앞으로도 누군가의 말에 그런 무시 당하는 기분이 들 수 있을 거예요.
하나양을 잘 모르는 상대는 하나양을 단순히 일반적인 범주에 두고 얘기를
하는 경우들이 있겠지요.
그럴 땐 자신이 보통의 범주를 벗어난 특별한 소수라서 그렇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게 사실이고, 그건 전혀 기분 나쁠 일이 아니고 오히려 반대의 경우죠.

나는 하나양의 글들이 참 좋아요.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도.

李하나   13.04.12

오랜만이에요 티아레님♡ 마지막 말씀을 듣고 그동안 쌓여왔던 게 착 풀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나양을 잘 모르는 상대는 하나양을 단순히 일반적인 범주에 두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 우와 이게 힐링인가요.

좋은씨앗   13.04.12

화가 난다는 것은 그부분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다는 거죠
하나양의 경우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상당히 강한 경우죠

저도 인정받는 말을 받지 않을때 화가 치밀어 오르고
반대로 인정해주고 격려해주고 칭찬 해줄때 제가 마음이 약해지는 걸
느낄 때가 많습니다

원인은 아주 쉽습니다
제 경우는 아버지로 부터 인정 받지 못했던 유년기 시절 부터 지금까지의 삶이
인정을 받지 못한다 = >>> 아버지로 부터 사랑 받지 못했다
====>> 따라서 다른 누군가가 나에 대해서 평가 절하 하거나
====>> 나에 대해서 개뿔도 모르는 것이 나를 잘 아는 척
또는 일반적인 사람 취급 하면 즉시 마음속에 반작용으로 화가 나는 거죠

제 경우에는 그런 외부적인 사람들의 자극이나 부당한 대접을 받을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속에서는 마그마 처럼 부글 부글 끓다가
더 이상 참지 못할 상황이 되면 화산 처럼 폭발해서 지랄을 떨어주고는
관계회복이 불능이 될 지경 까지 간 경우가 많았죠

지금은 그 전에 미리 그때 그때 불합리 하다고 생각 되는 것을
조금 조금씩 어필을 하고 내가 느끼는 감정이 이러 한데
당신이 내게 하는 행동이 아무 생각 없이 하더라도
나는 그런 대접과 말을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해줍니다.

그게 서로에게 그나마 데미지 크리 터지지 않고 사전에 큰일 안일어나게
배려 해주는 것이란걸 깨닫게 되었죠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할때는 둘만 조용히 분위기 좋은 곳에서
상대방이 기분 좋을때 미리 떡밥으로 다른 가벼운 이야기를 한 후에
분위기가 어느 정도 괜찮은 경우인거 같을 경우에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는게 서로 좋더군요 ^^;;

李하나   13.04.12

안녕하세요, 좋은씨앗님. 좋은 해결책을 찾으셨군요:-) 하하 근데 사실 하나는 화가 폭발할 정도는 아니에요. 그냥 속으로 '뭐야? 화나'라는 정도. 길에서 걸어가면서 담배피는 사람이 내 앞에 있을 때 느끼는 화 정도? 하하 나중에 더 많이 화가 나게 되면 이 말씀을 참고해야겠어요.

jkl   13.04.12



이 글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이긴한데

저는 개인적으로 저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저에 대해서 많이 아는척,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할때

상당히 짜증이 나더라구요..

저에 대해 들은 소문 .. 본인들이 직접 눈으로 보지 않은 것들을

그저 그렇더라 저렇더라 저에 대한 소문이나 루머 낭설들을

마치 사실인양 이러쿵 저러쿵 말하고다니고..


아 내가 연예인도 아닌데 왜 .. 사람들의 입방아에 계속

오르내리며 살아야하지??.. 라는 생각과 ..


아 너네가 대체 나에 대해서 뭘알기에

그렇게 나에 대해 다 아는척 이래저래 난리니...


관심도 어느 정도야지 기분좋은거지..

그 정도면 난 너네가 다 스토커처럼 느껴져..


라는 기분도 들고 ... 그랬어요 ..


뭐 다 지나간 일이지만

아직까지도 전 여전히 ..


저를 아주 잘 알지 못하는 타인들이

저에 대해서 마치 다 안다는 식으로 말하면

진짜 무척 짜증이 나더라구요 화나고...




그래서 한 때는 ...

막 사람들이 다 나만쳐다보고 있는것같고

다 내생각하고 있는것 같고 다 내 이야기하고 있는것같다는

착각을 느끼면서 괴로워하는 안좋은정신상태에 빠져들곤했었어요..





그래서 막.. 사람들에 대한 피해의식과 대인기피증 생기고 ..


사람이 무섭고 싫다는 생각도 들었었구..


그런 감정들을 극복하기까지 .. 꽤 오랜시간이 흘렀네요

아직 완전히 다 치유된건 아니지만

그래도 ... 이젠 많이 초연해졌어요..



그러든지 말든지 .. 라며 그저 웃어넘기는 여유?가 생겼지요.. ㅋ



하나양의 글과 다소 상관없는 댓글이긴 하지만 ..

하나양의 이 글을 읽으니 생각이 났어요..


하나양의 글에는 신기한 재주가 있어요 ...

뭐랄까 .. 마치 .. 내면에 숨겨진 그 어떤것들을 꺼내놓게되고

스스로 정리가 되게끔 만드는 특별한 재능 ..








李하나   13.04.12

안녕하세요, 데이지님. 데이지님 댓글은 제가 항상 일 순위로 읽는 댓글 중 하나랍니다. 마치 피부에 부드러운 오일을 발라 진정시켜 주듯, 마음에 얇은 보호막 하나를 덧씌워주는 그런 글이거든요. 오늘도 역시 그러했습니다. 맞아요. 저는 그런 소문들이 싫고 수군거리는 것들, 오해가 싫어서 제 자신을 닫아버렸지요, 아직도 그런 상태에요. 저도 그러든지 말든지라며 웃어넘기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