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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李하나
 오랜만에 들어오니,   trois.
조회: 3572 , 2013-12-08 21:56



오랜만에 울다에 들어와보니, 
(그래봤자 2주 정도이지만)
한 패이지에 올라와 있는 모든 글에
댓글이 달려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뭔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
.


오늘은 하루 종일 뜨개질을 했다.
아기한테 보내줄 모자를 뜨는 중인데,
이제 네 개째 뜨고 있다.

첫 번째는 줄무늬 방울 모자,
두 번째는 머리 밴드 부분을 조금 변화시킨 줄무늬 모자,
세 번째는 배색 방울 모자,
네 번째는 단색 꽈배기 방울 모자!

슬프게도 꽈배기 모자는 망해버렸다.
꽈배기까지는 잘 넣었는데,
코 줄이는 데서 헷갈리는 바람에 엉망이 되었다.
안 쪽 면에서는 코를 줄이면 안 되는데,
맹렬히 코를 줄이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니

이런.

무튼
그래도 꽈배기 넣는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가 모자 뜨기는 3월 달 까지 
한 달에 한 번씩 할 생각이다.
모자 뜨는 게 재미있기도 하고,
이 모자를 쓰는 게 
아가를 살리는 길이 된다니,

나의 작은 노력에
누군가가 생명을 얻는다는 건,
나한테도 참 귀중한 일이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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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집 청소를 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로 닦고.
뜨개질도 하고.

책을 끊고,
글을 줄이고 
생각을 멈추니



마음도 안정되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간이
흘러가기 시작한 것 같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살아지는 느낌'이 든다.
아무튼 전과는 다른 느낌이다.

늘 한 발짝 나와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일상 안에 속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주 아주 기분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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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고소하기로 했다.
다다음주 월요일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런데 
엄마한테 말 하는 걸 조금 미루고 있다..☞☜
막상 말 하려니까 떨린다, 후아후아.
얼른 말해야지.
엄마한테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지금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를 마치면 
내년에는 친구들과 함께
해외 교류프로그램과 관련된 협동조합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실,
꿈이 하나 생겼기 때문이다.
성폭력 생존자들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
을 하나 구상 중이다.

무슨 제목을 붙여야 좋을 지 몰라서,
일단 가제는 '치유 여행'이다.

내가 태국과 필리핀에 다녀오면서 얻은 것들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생존자들끼리 모여서 서로 마음을 나누고,
또 성폭력이나 자기 자신에 대한 스터디도 함께 하고, 
국내 여행이나, 등반 같이 국내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도 함께 해보고,

해외로 나가 
봉사 활동 및 성폭력 관련 NGO 탐방을 해보는 것이다.

마음을 터 놓을 사람들이 부족해서 늘 외로운 우리들에게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고,
성폭력이란 건 왜 일어나는 거며
왜 나에게 일어났으며
내가 왜 힘들며
내 주변 사람들은 왜 이렇게 반응하는 건지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 지
혼자서 고민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우리들에게

서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관계와,
그 장(場)을 만들어주고,
같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들,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들을 고루 만나
불행은 상대적인 것이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것만은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을 통해

세상 가장 어두운 곳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앞으로의 행복을 내 스스로 만들어나가고
나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해서 
삶이 끝나지는 않으며,
내 삶이 끝까지 불행으로 점철되는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는,
늘 그 경험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생각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지금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아도
지금에 있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경험해보고 싶다.


지지난주에 
생존자 말하기 모임에 나가서 이 얘기를 했는데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았다.

시험이 끝나면
그 사람들과 만나서 이 이야기를 좀 더 구체화시켰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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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넓히고 싶다는 꿈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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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를 마치면
한 학기 더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협동 조합에서 일을 하고,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봉사를 해야겠다.
그리고 친구랑 영어 스터디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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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엄마한테는 얼른 말해야 할텐데,
무슨 성적표 갔다 주기 전에
망설이는 느낌이다.


괜찮아, 
언젠가는 해야 할 말이고
얼른 해야지.
적당한 때를 봐서 
이번 주 안에는 꼭 해야겠다.

미루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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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일은 
내가 사는 곳에 있는 성폭력 상담센터에 전화해서
경찰서에 진술하러 갈 때
같이 가줄 수 있는 지 물어봐야지.

그리고 법률구조공단에도 전화해서
국선변호사를 연결받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물어봐야 하고.

한국 성폭력 상담소에도 전화해서
진행 상황 같이 검토해보게
한 번 만나자고 말씀 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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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정은빈   13.12.08

하나씨 정말 멋있어요...존경하고 싶고... 항상 무언가를 도전하는모습 너무너무 빛나요 저도 그 모습을 닮아가길 바래요 ^^♥♥

李하나   13.12.26

부끄러워요. 은빈님은 지금도 충분히 빛나고 따뜻한 분이세요♡

李하나   13.12.26

감사해용 캔디님>_<

dpdl   13.12.09

꿈이 정말 멋져요. 성공하시길 바라요!
그리고 저도 울다에 댓글이 달려 있는 모습이 보면 정말 좋아요. ㅎㅎ

李하나   13.12.26

그렇죠? 뭔가 도란도란 거리는 느낌이예요. 네, 감사해요. 열심히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