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먼저 나오려고 바둥거렸지만 결국은 제시간에 나와버렸다.
1년전에 동호회 회장오빠가 사라고 했던 책의 제목을 떠올리려고 애써보지만.
참고서의 한귀퉁이에 적어놓았던 책제목을 기억할리가 없다.
무작정 서점안으로 들어가서 두리번 거리다가 음악.미술이라는 코너앞에 섰다.
음악.미술이라더니 있는건 죄다 음악에 관련된 책들 뿐이었다.
대형서점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서점.
그리고 그 작은 서점안의 한귀퉁이 맨아래쪽에 세칸도 채 되지않는 양의 미술관련 서적들.
그중에서 만화에 관한 책들은 아주 적었다.
나름대로는 신중하게 책을 고른다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몇십분을 고민했다.
어설프게만 보이는 책들의 값은 상상을 초월했다.
좀더 전문적인 내용을 원했지만 이곳에 있을리가 없었고.
나중에 서울에가서 다시한번 보기로 하고.
우선은 두권만 사서 서점을 나왔다.
.. 그동안은 보지도 않았던 책을 보려고 마음먹은건.
우스울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는 자극이란걸 받아서 일거다.
내 스스로가 생각하고 있던 스승이라는 만화가들이.
그중에서 박희정의 일러스트집을 보고 난후.
머리가 텅 비어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 원래 무언가에 자극을 받으면 변한다고 했던가.
제대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좋아서 시작한 때와는 다르게.
나중에 보더라도 후회하지 않을만큼.
..난 그렇게 만화를 그리고 싶다.
항상 말하지만..
난 만화랑 결혼해서 일본남자를 세컨드로 두고 살거니까.
새로운 자극은 날 즐겁게 만든다.
제발 내이름 부르면서 웃지 말라니까.
밥먹었냐고 물어보지도 말고.
.. 알면서 일부러 그러는거지?
혹시..
내맘도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