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녀는 나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아니, 확실하게 말해서 다른사람들로 인해서 우린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
서로 말을 거의 안하지만 가끔씩 그녀는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 '진아' 라고 불러준다.
처음엔 저여자가 왜이럴까 하고 속으로 수많은 생각을 했지만.
그녀가 얼굴에 깔고있는 초합금 알루미늄판보다도 더 특수한 판을 얼굴에 깔고 나는 대답한다.
'왜 불러 언니'
우리의 만남은 처음부터 아주 지독하게도 인연이 없었다.
대분의 여자가 욕을먹는 이유중에 하나인 남자문제로 우리는 멀어져 갔으며.
나중엔 서로의 말은 들은척도 않하고 서로 자기만의 영역을 넓혀가기에 이르렀다.
난 그녀가 하는말의 속마음을 알고있다.
극히 드물게도 말속에 어떤 의도가 담겨있는지가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그녀가 그렇다.
어떤것을 바라고 그런말을 하는건지 알수있기 때문에 속보이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녀는 강아지도 기른다.
털이빠지고 지저분하게 생긴 요크셔테리어.
항상 예쁘다고 강아지얘기를 하곤 하지만 난 들은척도 안한다.
남자들은 그녀의 성격이 털털하고 남자같아서 대하기가 편하다고 말하지만.
정말로 그런게 더 무서운 고난위도의 내숭이라는것을 남자들은 알지 못한다.
그녀는 주된 화제를 자신에게 맞추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나에게 가끔 타협의 손길을 보내는것을 서슴치 않는다.
주는거 없이 미운 사람이 있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난 망설이지 않고 그녀의 얼굴을 떠올릴 것이다.
자신에게 이익이 될때만 손을 내미는 사람이 있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난 애써 기억하지 않고도 그녀의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남자앞에서 이중인격을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렇게 소리칠것이다.
"네!!!!!!!!!!!!!!!! 있습니다!!!!!!!!!!!"
대체 나의 인생이 왜이렇게 비참해 지는건지.
그녀의 얘기를 하고있는 내자신이 조금은 초라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할말은 해야겠다.
사람이 싫어지는건 자주있는 일이지만.
이상하게도 미운사람은 처음이다.
난 그녀가 싫다.
어쩌면 그녀도 나를 싫어할지도 모른다.
아니, 날 싫어하는게 분명하다.
끝나지 않을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다시한번 내이름의 끝자만을 부른다면.
난 그녀에게 이렇게 말할것이다.
" 나 진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친한사람들 뿐이거든? 이름좀 제대로 불러줄래?"
난.. 내가 생각해도 유치한 어린애에 불과하다.
횡단보도에서 널 봤어.
.. 널 알게된 이후로 처음있는 우연이었지.
이상하게 말이야.
넌.. 밝게 웃고있더라.
내앞에서 보다도 훨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