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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별 일 아닐지도   huit.
조회: 1839 , 2018-07-11 17:57

오랜만에 소꿉친구를 만났다.
함께 밥을 먹고 쇼핑센터를 돌아다녔다.
연보라색 티셔츠를 샀다.
잃어버렸던 색감을 찾은걸까.
지난 겨울부터 내 옷장은 검은색, 흰색, 회색 일색이었다.
취향이 깔끔해진 것, 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보라색, 분홍색이 더해지니 신이 났다.
그저 여유가 없어 옷을 사지 못하고 있었던 것 뿐이었나보다.

슬럼프다,
삶에 대한 중대한 고민을 하는 중이다,
우울하다,
등등 그동안의 내 상태를 진지하게 진단하곤 했다.
인생의 허무함, 세상살이의 고단함, 같은 것으로.

하지만 별 거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돈이 없는 것.

인생을 어떻게 살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이라-
진짜일까.
혼자 심각한 것 아닐까.
가끔 답은 아주 간단하고 나 자신은 사실 별로 그렇게
복잡한 사람이 아닐 때가 있다.
수 년간 진리를 찾아 떠돌았다는 니체,
같은 시기를 맞고 있는 걸까 싶지만
사실은 그냥 돈이 없어서 우울한 것일 수도.

머리 비우고 돈이나 벌어보아야겠다.
방이 어둡다면 그 방 안에 앉아 어둠에 대해 탐구하며
어둠을 어떻게 퍼낼 지 궁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손 뻗어 불만 켜면 될 때가 있다.
지금이 그런 시기는 아닐까.

진짜 고민과 가짜 고민을 구분해야 한다.
질문이 옳아야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가볍게 생각해보자.
단순하게.

세상은 복잡해도 나는 의외로 단순할 수도

억지웃음   18.07.14

올해 초에 자의로 일을 관뒀었는데, 경제적으로 타격이 오니까
마음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요즘에 다시 일 하니까 마음이 구겨진지 펴진지도 모르게
바빠서 달려들어 일만하고 있어요.

몇 달 전에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가장 궁핍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제가 누구에게 손 벌린것도 아닌데...지인이 제 아픈구석을 찌른적이 있어요.
그 때 모멸감이 쑥 올라오더라구요. 설마 그 정도로 내가 돈이 없을까. 그렇게 밖에 안보이나.
대체 나를 뭐라고 생각하나...
그 마음, 벅차고 깊은 괴로움, 저도 온전히 겪었네요.
잠시 경제적인 문제가 생기셨더라도, 마음까지 다치거나 위축되진 말았으면 좋겠어요.
괜찮아질 거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주절주절 말이 많았나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