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을 연습하기 위해 퇴근 후 집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수영장에 갔다.
듣던대로 수질은 안 좋았으나 자유수영 이용료가 싸고
샤워실이 넓고 드라이기가 무료라는 점이 좋았다.
또 초보 레인의 수심이 얕고 길이가 짧아서
자유형으로 한번에 25m를 가지 못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강습을 듣는 수영장은
초보들도 초보같지가 않아서 영법을 써서 25m를 다 가는 바람에
나는 제대로 연습을 하지 못하는데
이곳의 초보 레인은 정말 초초초초보의 것이어서 좋았다.
킥판을 잡거나 걸어다니는 분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마음 편하게 발차기 연습과 자유형 연습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나처럼 수영하시는 분을 봤는데
바깥에서 보니까 아 저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하는 걸 마음 깊이 깨달았다.
허우적거리면 저런 모습이겠구나, 하고.
아무튼,
스냅을 이용해 발차기 하는 연습을 좀 하고 난 뒤
자유형 연습을 시작했다.
바로는 어차피 안 될 것이니
왼팔 스트로크를 하면서 물을 밀어내서 내 몸을 앞으로 쭈욱 보내는 느낌을 느껴보았다.
확실히 물을 잘 잡아끌면 몸이 슈웅-하고 앞으로 나가는데,
손 모양을 잘못 만들거나
물을 너무 짧게 긁으면 몸이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두 번 정도 왼팔 스트로크만 하는 연습을 하고,
그 다음엔 왼팔 스트로크 후 오른쪽으로 호흡 하고 앞으로 쭉 나가보는 연습을 했다.
내 자유형의 문제 중 하나는
왼팔 스트로크를 한 뒤 오른쪽으로 호흡을 한 다음
가라앉아 버린다는 것이다.
몸이 가라 앉는 것일까
아니면 가라앉을 것을 지레 걱정한 내가 발차기와 모든 동작을 멈추고 일어서 버리는 것일까.
아마 후자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왼팔 스트로크 후 오른쪽으로 호흡을 한 번 하고
3초 정도 앞으로 가는 연습을 했다.
발차기만 계속 잘 하면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
이렇게 하고 나니까 대충 자유형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왼팔 스트로크 후에 오른팔이 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데에 성공했다!
물론 두 번 이상은 가지 못하지만...한 번도 못 하던 걸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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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연습도 풍물 연습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풍물 동아리에 들어갔을 때,
나는 북을 처음 잡았는데,
몇 주 동안 '덩'만 쳤다.
선배들이 가락은 안 알려주고 정말 앉아서 '덩'만 치게 했다.
그게 모든 것의 기본이라면서
덩 소리를 제대로 낼 줄 알아야
가락도 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덩을 제대로 칠 수 있게 된 다음 가락을 배웠고
가락을 연습하면서도 늘 '덩' 연습을 해야했다.
덩이 무너지면 가락을 아무리 머리로 잘 외운다 한들,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친 덩들이 모여 듣기 좋은 한 가락이 되는 것이다.
빠르게 여러 가락을 치니까 하나 하나의 덩을 어떻게 치는지
남들은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친 하나하나의 '덩'이 모인 가락과
아무렇게나 친 '덩'이 모인 가락은
확실히 다르게 들린다.
수영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가 발차기를 어떻게 하는 지 알고 어느 정도 연습했다고 끝인 게 아니라
영법 연습하는 동안에도 계속 발차기와 호흡 연습을 해야하는 것 같다.
그렇게 앉아서 가락을 어느 정도 치게 되자,
이제 다 배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산이 있었다.
풍물이니까 일어서서 쳐야했던 것이다.
일어서고 나니까 또 모든 게 달라졌다.
앉아서 잘 쳐지던 가락도 서서는 제대로 칠 수 없었고
오금이라는 풍물 특유의 걸음걸이를 유지하면서 가락을 쳐야했으며
그 오금이라는 것과 가락이라는 것은
시작부터 끝까지 끊기지 않는 하나의 움직임이어야했으므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가락을 타고 오금질을 해야했다.
물론 처음에 그것이 될 리 없었고
그걸 설명하는 선배들의 말이 잘 이해가 가지도 않았다.
몸과 머리는 따로 놀았고
오금은 뚝뚝 끊겼고 가락과 몸 역시 따로 놀았다.
그렇게 삐걱대며 반 년 정도 연습하자 조금은 괜찮아졌고,
1년이 지나자 훨씬 자연스러워졌으며
2년이 지나자 멋진 태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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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자.
빨리 잘 하려고 하지 말고 기본기를 확실히 다지기.
발차기는 모든 것의 기본이므로
팔동작을 하는 와중에도 발차기 하는 것을 잊지 말자.
그리고 자연스럽게 모든 동작이 이어지도록 하기!
일요일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또 연습하러 가야겠다.
다음 연습 주제는
1. 발차기
- 스냅을 이용해서 강하게 차는 연습
2. 자유형
- 팔 동작을 신경쓰는 와중에도 발차기는 계속 유지하기
- 몸에 힘 빼기
- 물 끌어오는 연습(글라이딩)
발차기 유지하고 나서도 가라앉는지 봐야겠다.
물에 겁먹지 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