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나서 전화기도 꺼놓고 몇시간을 잤는지 모르겠다.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켜본 핸드폰에는 토요일날 온다는 친구의 문자만 덩그러니..
허무하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밥알을 씹으면서 곰곰히 생각해본다.
서걱서걱 거리면서 아무런 맛을 느낄수가 없는데도 난 씹고.
또 생각하고 또 씹었다.
너무 많이자서 머리가 아파왔지만 난 컴퓨터 앞에앉았다.
키보드를 두드린지 한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낯익은 벨소리가 들려왔다.
발신자번호를 확인하고 난 애써 아무렇지 않은듯이 전화를 받는다.
최대한 괜찮은척.
어린애처럼 굴지말고.
어제 생각한대로 이해하자고.
오빠는 다음주부터 바쁠꺼라고 말했다.
열흘동안 못볼거라고.
이틀에 한번씩 전화할테니 받으라고..
난 또 주인없는 집을 지키는 강아지가 되고 말았다.
내가 얼만큼 답답한지 본인은 모르는게 틀림없다.
내 감정이.. 얼마나 진지하고 커다란지..
본인은 모르는게 틀림없었다.
말로하지 못하는걸 메일로 끄적여본다.
답장이 오지 않을건 알고있지만.
난 벌써 몇번이나 메일을 확인해 보는지 모른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무언가.
오빠가 내맘을 모두 알때쯤엔.
늦어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냥 니가 내옆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