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그저 조금의 여유가 필요할 뿐이다.
그냥 모든걸 제쳐놓고 떠날수 있는 여행길이라던지.
그곳에서 처음 만나 아무렇지도 않게 내 고민을 털어놓을수 있는 길동무라던지.
아무도 날 모르는곳에 가서 날 잘 알지 못하는 한 사람과 함께
그냥 진실된 어떤 대화를 나누고 싶다.
이름이나. 나이나. 성별이나... 그런것을 따지지 않고.
서로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조금의 질책과 조금의 충고와 조금의 위로를 함께할수 있는
그런것이 필요하다.
시험이 끝났다. 홀가분하달까... 아니면 더 갑갑하달까...
엄마는 시험기간 1주일 내내 하루에 3시간 자면서 공부한 딸에게.
병든 병아리처럼 눈을 부옇게 뜨고 졸고있는 딸에게.
그렇게 욕을 퍼부으면서 학원에 보내고 싶었을까.
난 우리집에서 무엇일까.
그냥 좋은 성적만을 가져다 주어야 하는 그런 기계에 지나는건 아닐까.
시험이 끝났다고 해도 짜증은 더 난다.
머리가 갑갑하여 숨이 모자란다. 그런기분이다.
내일 뭔가 변신을 할꺼다. 무엇이든 좋다.
무언가 바뀜으로써 내 무료한 일상에 변화를 주고싶다.
아참.. 내가 의식하는 한사람이 있다.
그는 매일 날 본다, 힐끔힐끔... 우리 서로 둘다 그러니까.
도대체 누가 누굴 의식하고 있는건지... 무지 햇갈린다.
처음엔 그가 먼저 그랬는데. 이젠 내가 그런다.
아니.. 요샌 내가 더 그러는것 같다.
혹시나 마주치진 않을까. 항상 마음졸이면서.
이게 사랑인가. 아님 그냥 호기심일까.
어쩌면... 전자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사랑이라는 그 감정이 뭔지 나도 잘 모른다.
좋아하고. 그냥 호감갖게 되는. 그런 단순한 심리일까? 내가 이제껏 그래왔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