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버전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아기별꽃
 우연은 다시 올 것입니다.   미정
조회: 1254 , 2002-08-29 12:55
우연히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너무나 우연히 마주쳐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와의 약속 때문에 가던 길에
아주 우연히 보게 되어 그 약속마저 지키지 못하고는 그 사람과 함께 우연을
축하하고 싶어 조용한 커피숍으로라도 무작정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약속한 사람에게는 나중에 미안하다고 말하더라도
약속도 없이 만나진 그 우연의 사람에게는 그냥 한번 왔다가
마주친 것이라고 서슴없이 말해버리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자주 가는 곳으로 모든 약속장소를 잡고싶은,
혹 만나지지 않더라도 그 장소에서 두리번거리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도 기다려지는 우연이 있습니다.
늘 그랬습니다.
길을 가다 그대가 놀랍게도 우연으로 만나지기를
늘 바랐습니다.
그대와 자주 가던 길에 가끔 서 있어 본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우연이 작으면 노력이 필요한데 이젠 아무 노력도 소용없습니다.
그저 그대와 자주 걷던 길 위에
잠시 서 있어보는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보고 싶으면 나는 그냥 무작정 길 위에 서 있어 봅니다.
아무 약속도 없었고 만날 수 있다는 생각도 아니지만
그대가 보고싶을때면 나는 늘 그 길가에 서서
노을이 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홀로 돌아오곤 합닏.
우연은 기다린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지만
나는 이제 우연을 기다리는 일에 익숙합니다.
우연은 다시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