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눈오는데 니 생각이 나서 전화했어. "
오빠가 전화하는게 나한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생각해 봤니.
흔한 이별인사를 주고받고 내가 오빨 잊어준다고 하니까.
독하게 마음먹고 한번 해보겠다니까. 억울하니?
오빠가 놓은손.. 내쪽에서도 놓아버려서.
.. 귀찮게 굴던 녀석하나 없어지니 허전하기라도 해?
누가 그렇게 밝은 목소리로 전화해서 날 흔들어놓으래..
잔인해..
이건 너무 잔인한거야..
그날 내가 했던 얘기들은 기억조차 하고있지 않았어.
난 어투 하나하나까지 다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지.
나는 나대로.
오빠는 오빠대로.
우린 그렇게 달라.
오빠의 호의는 오래가지 않았어.
내 물음에 많이 당황했던 걸꺼야.
아마도 평소같았다면 물어볼 용기조차 없었겠지.
그 설레임이 좋아서 난 어쩜..
그동안 내가 어떻게 오빠를 잊어왔는지를 말했거나..
오빠생각에 툭하면 눈물을 흘렸다고..
사소한거 하나를 봐도 오빠를 떠올렸다고..
.. 오빠 목소리가 너무 반가웠다고..
난 말해버렸을지도 몰라.
그래. 난 잘 참아낸거야.
" 항상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나 무시하면돼. "
내가했던 부탁에 대해서 말하고 나니까.
오빤 다시 예전의 오빠로 돌아가 있었어.
그날 밤처럼.
아니, 내가 기억하는 많은 모습들의 한조각으로 돌아가 버렸지.
차가운 말투.
아무런 감정없는 글자들이 전부였지만, 난 하나도 빠짐없이 느낄수 있었어.
너무 바보같게도 말이지.
손이 부들부들 떨려와..
처음처럼 난 변한모습을 보여주고 돌아서야 했어.
친구가 말한 것처럼.
먼저 전화해놓고 끊는것도 먼저라고..
아쉬움이 남는쪽도 결국엔 나였던 거야.
내 방식대로라면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반겼어야 했던거지?
나.. 그렇게 오빠곁에라도 남고 싶어 했다는거..
누구보다 잘 알면서.
왜그랬어.. 대체 왜 날 이렇게 힘들게 해.
결국..
오빤 돌아섰고.
난 또 그렇게 남겨졌지.
마음이 아파.
벌써 몇번이나 부서지고 부서져버린 마음인데.
난 이제.. 어떻게 또 오빠를 잊어야하는거니.
세번이나 내맘에서 오빠란 존재를 지워야 한다는게..
.. 처음은 처음이라 힘이들었고.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에 두번을 보냈지.
그리고 이제.
그리고 현재.
지금이야.
자신은 없어.
오늘 아침에 보낸 이따가 얘기하자를 지금도 생각하고 있는 날 보면.
오빠 목소리를 듣고.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할지도 모르지.
돌아와 달라고..
너무 보고싶다고 만이라도..
..그말 만이라도 해야겠어.
안그럼 미쳐버릴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