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흐린 날씨만큼이나 흐렸던 내 마음...
이제는 내 편이 되었다는 생각에 결근을 해도 담당자가 두렵지도 않게 느껴지고...
살갗을 간지럽히는 따뜻한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려 어둠의 빛을 여행하는 나...
정녕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시간....
그래...난 지고말았다...
사정모르는 엄마의 잔소리도.....그 편을 드는 누나의 비아냥도.....
지금은 비에 씻긴 풀잎의 먼지처럼 다 씻겨져 내려간다....
흘러나오는 노래....내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노래.....
그리하여 동시에 누군가를 한없이 그리워하게끔 만들어주는 노래....
그런 노래를 들으며 갈팡질팡 썼다가는 지우고 다시 맘에 들어 쓰고....
그렇게 일기를 쓰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나 좋다......
오늘 처음으로 일하는 곳에서 마셔본 커피.....
수백잔을 남에게 따라주고 모자람을 채워주면서도 정작 내 입에는 무자비하게....
한모금도 용납치 않았던 그 커피의 맛이 다시금 생각난다....
조금은 쓰고.....조금은 달고.....오묘한 향을 내던 그 커피의 맛....
그렇게 조화로운 하나의 삶을 살고 싶다...
막연하게나마 아직도 두려움의 대명사로 새겨진 미래....
그 미래가 오늘 마셨던 커피처럼 향긋한 맛을 담을 수만 있다면....
조금 더.....많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