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알바를 시작했다. 내일이면 딱 일주일이 된다.
오늘은 너무 피곤하다. 다리도 아프고. 하루종일 뾰족구두를 신고 일했더니 아직까지도
발바닥에 불이 날 것만 같다.
내가 일하는 조에 그 사람을 연상케 하는 노총각 아저씨가 있다.
자꾸만 그 아저씨와 부딪칠 수록 그 사람이 생각난다.
잊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잊혀지지 않는걸까?
얼굴은 그 아저씨가 조금 더 낫지만 키나 혹은 말하는게 약간 비슷하다.
다른 아저씨들은 일 하느라 바빠, 나한테 말 한마디 건네지 않지만 그 아저씨만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참 재밌는 사람이다. 성격도 좋아보이고.
농담따먹기를 좋아하는 나지만, 알바할 땐 조용히 있는다. 아저씨, 아줌마들 뿐인데다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기 때문에 말을 함부로 해선 안되겠단 생각으로 그냥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일만 한다.
오늘따라 그 사람이 더욱 생각난다.
그 사람은 날 까맣게 잊었을텐데.. 난 바보같이 이게 뭐람. 지나간 짝사랑에 미련을
못버리고 맹충이같이.
지금 너무 보고싶다. 그 노총각 아저씨를 보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도 생각도 하지
않을텐데..
왜 비슷해서 날 또 힘들게 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