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23살의 중국 유학생입니다.
작년 8월말에 큰 꿈을 안고 학교를 휴학하고, 중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본의 아니게 사스때문에 올 4/21에 한국에 나와서 머물고 있구요. 8월에 다시
들어갈 예정입니다.
전 북경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년을 준비해서 내년 9월에 북경대를 들어갈 생각이구요.
하지만 막상 유학생활을 하니 너무 힘이 들더군요. 누구나 힘들겠지만 막상 한국에
나와 오래 머물러 있으니, 몸과 마음만 더 약해져 가기만 합니다. 그러면서 다시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제가 북경대를 선택한 이유는 학벌때문입니다.
솔직히 전 그리 좋지 않은 지방대에 입학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지방대를 다니는 분들을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제 기준에 맞추어 볼 때 제 자신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거죠.
물론 중국어가 좋아서, 현지에서 더 많이 배우고 느끼고 싶어서 중국 유학을 택했구요.
또 학교 얘기만 나오면 수그러들던 제 자신을 생각하며, 북경대에 입학해 누구한테든
제 자신이 당당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북경대를 택했지요.
그리고 북경대를 나와 학원강사나 대사관에서 일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점점 자신이
없어지네요. 자기 하기 나름이라지만,고학력자들의 취업난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 역시
힘이 빠지는 건 마찬가집니다. 그리고 더욱 자신이 없는 건 북경대를 졸업한다고 해서 미래
가 밝을 것인가 하는 겁니다. 대사관이나 학원강사 일을 하고 싶다고 해도 그 일을 하기 위해
졸업하고서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에 갈수록 불안해져만 가네요.
저희 학교는 3학년에 학교에서 어학연수를 보내줘요. 교환학생이죠.
만약에 이번에 복학하게 된다면 2학년 2학기로 복학을 하게 되구요. 내년에 1년동안 교환학생으로
다시 중국에 갈 수 있습니다.
그냥 다시 복학을 해서 조금만 더 빨리 졸업을 하고 영어 연수를 가고, 대학원을 들어갈까?
요즘엔 그냥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방대를 나왔다 하더라도 좀 더 좋은 대학원
을 나오면 취업할 때나 무슨 일을 할 때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요?
대학원은 어차피 문이 열려 있기 때문에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구요. 또 원하면 중국의 대학원으로 갈 수도 있구요.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물론 결정권은 저한테 있지요. 하지만 여러분들의 생각이나 의견 좀 듣고 싶네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