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은 알바를 해왔다. 부모님께 손 벌리기 싫어서 나 스스로 이것저것 찾아서
하는 편이다.
학교를 휴학하기 전엔 방학 때마다 알바를 했다. 학교 다닐 땐 장학금을 타기 위해
공부에만 열중했고, 방학 땐 내 용돈이나 좀 벌고 싶어 알바를 했다.
전단지,텔레마케팅, 커피숍, 호프집, 약국, PC방, 비디오 대여점... 그리고 지금의 우체국까지..
내가 생각해도 참 다양하게 해왔다. 물론 다 단기간였지만 나에겐 힘든만큼 좋은 경험을
했다.
하지만 여기 우체국이 제일 힘들다. 일이 힘들다기 보다, 사람들 때문에 은근히 피곤하다.
아저씨, 아줌마들만 있다보니 말 하나하나 하는게 어찌나 무서운지..
내가 한마디 하고 나면 금새 다 퍼져버린다. 정말 무서운 걸 느꼈다.
'어쩜, 저렇게 나이값도 못할까?' 혼자 생각하며 웃음으로 넘기고 만다.
여기 우체국이 제일 피곤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말'때문에 그러겠지.
그래서 거의 입을 다물고 산다. 오늘부터 아줌마들이랑 어울리지도 않는다. 직접적으로 싫다고는
말 못하고 불편하니까 나 혼자 지내겠다고 했다.
혼자 지내는게 오히려 나에겐 편할테니까.
난 독신주의자다. 결혼이란, 귀찮고 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내가 독신주의를
강조하는 건 자식들을 위해서 희생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 결혼하기 싫은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저 아줌마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저렇게
될까 무섭다.
어찌나 입들이 방정인지... 나도 혹시 친구들 사이에서 저렇게 입을 방정 떨었나 반성할 정도이니
이미 그 여인네들의 입 방정은 널리 알 만하다.
갑자기 우체국에서 일 하기가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