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싫은것과 너무 좋은것이 많은 나는 심심하게 살진 않지만 불편하게 사는 편이다.
내가 평소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거의 두가지인거 같다.
일기나 글두 그렇다.
사실 다른 친구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일기들을 읽다가 느낀건데 첫째로는 대부분이 자기연민에 빠진 반성을 넘어선 자학의 글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많은 내용이 나는 XX가 너무 좋다. 나는 XX가 너무 싫다라는 일종의 자기 선전문구를 겸한 특정다수에 대한 경고와도 같은 것 들이다.
대화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상호 즉석해서 나누는 교류가 있으니까.
하지만 일기나 글은 일방적인 경우가 많아서 좀 건방지다.
만약 이러이런 경우가 너무 싫다고 쓴다면 그걸 보는 사람은 맘속으로 은근히 나두 그런가? 생각해보다가 상대방의 기호에 맞춰지고 있는 자신을 느끼고 있어야 한다.
이런 일방적인 선언은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상호 대화가 아닌 한쪽에서 날린 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극단적인 선포는 빨간색 경고로 들리면서 거부감이 들거나 이 사람앞에선 이러지 말아야겠다라는 겁이 든다.
그런데 내 일기도 (특히) 그렇다.
머든 너무 좋아 아님 너무 싫어 이 두가지다.
그치만 너무 싫어하는거랑 너무 좋아하는게 많은 나는 표현할것두 많구 말하구 싶은 것두 많다.
어짜피 이런것들이 타인보단 자기자신에게 열중한 나머지 생기는 노상방뇨와도 같은 결과물같다.
일기는 원래 워낙 개인적인 글이기 때문에 극히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국한되어 버리는게 사실이지만 그런 개인적인걸 공개일기로 기록해버리면 어쨋든 타인에게 내 여과없는 표현력이 무기처럼 날라가버리게 된다.
일방적인 <너무 좋아>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난 별루던데.. 하는 반감을 불어넣거나 <너무 싫어>는 상대방을 은근히 찔리게 만든다는거다.
이 두 감정이 뭐 그다지 편안한 감정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설득력있는 문체로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설명해 놔야 하는데 그저 넘치는 감정을 주체 할수 없어 되는데로 싸재낀 글들은 어쩐지 이기적이고 수준낮은 인격을 드러내는 것 같다.
역시나 너무 좋은것 너무 싫은 것 이 두가지는 자유롭지 않다.
나의 자유는 물론 타인의 자유도 가져가 버린다.
내가 뭔가에 대해 너무 좋아 싫어라고 선언해버리면 그 뒤로 마음이 좀 바끼고 상황이 변해도 선언했던 말에 대한 책임감때문에 내 말에 내가 굴레가 되어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너무 좋은것들에 대해 자꾸 발설하게 되는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다른 누구가 나 저거 좋아해라고 먼저 말하기전에 내가 먼저 좋아한다고 말해버려야 타인에게 뺏기지 않은거 같은 안도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타인이 저거 좋아라고 한 다음에 나도라고 동의해 버리면 왠지 내가 남따라 가는거 같구 내가 먼저 좋아했을꺼야라는 마음에 쓸데없는 오기가 생기기기 때문이다.
유치한 선점욕같은건데 유치하지만 양보하기 싫은 부분이다.
비슷한 사람끼리 친해지고 만나지지만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나를 구성하는 분신과도 같은 의미조각들이기 때문에 남이 먼저 나 저거 좋아라고 말해버리면 내걸 타인에게 뺏긴거 같은 상실감이 든다.
하지만 세상에서 더 크고 좋은걸 가질려면 역시 자잘하고 지지부진한건 버리는게 얻는 지혜다.
욕심은 자유롭지 않다. 채워지지 않는걸로 늘 괴로워야 하니까.
이런 지저분하고 유치한 욕심을 채우고 있는 사이 더 큰 자유라는 영역을 뺏겨버린다.
너무 좋은 거랑 너무 싫은 건 어쨋든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너무 좋은건 정말 너무 좋구 너무 싫은건 너무 싫다.
이럴때 하는 나의 좋은 핑게가 있다.
나중에... 나중엔 꼭 자유를 위해 나를 포기하는 더 멋진 사람이 되야지..
그 전에 쪼꼼만 더 가진걸 누리고 맛본 담에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