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앞에 지나가다가 늘 다니는 길인데도 첨 보는 버스가 지나갔다.
그 앞에 48번 버스는 지나가는걸 알았는데 47번 다니는줄은 몰랐네.
47번은 노선을 잘 모르니까 무의식중에 정차역 써논 글씨를 읽었다.
뭐야..번호는 한개 차이면서 왜 48번이랑 다니는데가 이렇게 틀리지?
아주 어릴때 울 아부지는 울 집앞을 지나가는 버스 번호를 늘 기억시켰다.
어디 혼자 버스태워 보낼일 없는데도 만약을 대비해서 몇번버스를 타면 우리 집에 오는지 반복해서 물어으셨다.
다른 버스 번호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지금껏 기억에 남는 번호는 1번 버스다.
엄마따라 아빠따라 어디 나가면 찻길에 버스번호를 유심히 봤던거 같다.
우리집앞에 1번 버스는 지나가는데 왜 2번 버스는 안지나갈까.
그래서 계속 2번 버스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드디어 시내로 버스타고 가던중 2번 버스를 만났다.
이제 다음 목표가 생겼다.
3번 버스를 발견하는거다.
그래서 3번 버스가 지나가길 때 마다 찾았다.
2번 버스를 찾는 기간보다 더 오래 걸렸던거 같다.
그러다가 4번이나 5번을 먼저 발견하면 맘이 무척 아쉬웠다.
중간에 번호 한개를 건너뛰고 다음껄 더 먼저 만나면 맘이 더 조급해졌다.
사실 3번 버스를 찾았는지 안찾았는지 기억이 안난다.
찾은거 같기도 하고 못찾은거 같기도 하고 내안의 기억조작 능력이 도질까봐 더 생각 안할란다.
그땐 버스 번호가 1번 2번 3번 이렇게 차례로 배열되어 있지 않을까가 의문이었다.
그 의문은 나중에 불만으로 번졌다.
1 다음에 2 다음에 3!
그런데 왜 37번 48번 111번 이렇게 듬성듬성 번호를 달았는지 중간에 비어있는 버스 번호는 어디로 사라진건지 그 버스를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미취학 아동 주덕경양은 그게 그렇게 이상했었다.
할일도 없는 너무 어린애니까 별걸 다 심오하게 생각했다.
난 동대문 운동장 앞에서 자주 48번 버스를 타고 여의도를 간다.
그런데 오늘 처음 발견한 47번은 여의도 근처도 안갔다.
당연하다.
번호가 비슷하다고 노선도 비슷하란 법 없다.
근데 이상하게 반사적으루 47번, 48번 번호는 붙어있는 번혼데 왜 전혀 다른 길을 가지 라고 의문했다.
그러다가 내가 왜 이런 어린애같은 법칙에 안들어 맞는걸 혼자 불만하고 있어야 돼나 싶었다.
왜 1번 2번 버스는 있는데 3번 버스는 없는거야 라고 그게 불만이던 어렸을때 처럼 난 또 사소한거에 괜히 완벽증이 도지는거였다.
필요없는 불만은 내 고집일 뿐 쟤는 쟤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꺼야.
어쨋든 버스는 산수가 아냐.
응. 맞아.
그건 버스 맘이야.
저 버스는 고대 앞에서 목동으로 가기로 했고
저 버스는 광명시에서 광화문으로 가기로 했어.
그러니까 나는 버스의 마음을 믿어주자.
그럼 버스도 나를 편하게 해줄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