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스물...
하루 걸러 집에 들어 온 나는 벌레가 된다...
아주 오랫만에 느끼는 기분이다...
내 집이 아니라는 생각....
내 가족이 아니라는 생각....
내가 만든 상황에 내가 시무룩해하고...내가 힘들어하고....내가 화를 내고...
그런 내가 미우면서도 어쩔 수 없는 내 모습을 화장실 거울에 비춰본다....
가증스럽다....
정말 구질구질해보이는 얼굴....
정녕 난 무엇을 위해 가족을 울렸고 가슴에 또 하나의 상처를 새겨주었나...
내가 정말 사랑할 수 없는 가족인가.....
괜시리 그 아이의 존재까지 갑작스럽게 별 것 아닌 무언가로 느껴졌다.....
기복이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내 감정의 희비....
하루는 흐렸다가 하루는 맑았다가....
아니....오전은 맑았다가.....오후는 흐렸다가....
아니....그것보다 더 쪼개고 쪼개서.....
머리 위 하늘은 맑은데 이미 비오는 마음을 지녔다고 해야할까....
내가 싫은 거겠지....
위안을 얻고 싶다....
그 아이에게....
그 아이에게가 아니라면 내 친구에게....
그 아이의 존재가 지금은 또다시 내게 이미 없어선 안 될 하늘로 새겨진다...
변하지 않는 마음...
난 아직도 멀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