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도 아는 여자를 만나면 가슴이 뛴다.
그렇게 쑥맥인가?
그런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다...
오늘 어머니와 같이 시장을 갔다. 그냥 평범한 분식집에 들어가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때 한 커플이 내 눈길을 끌었다. 여자가 낯이 익었기 때문이다.
내가 기억하는 이름...양.수.?...
마지막 이름이 생각이 안났다. 보고 있으니 괜히 가슴이 뛰었다.
왜일까? 날 알아볼까봐? 차라리 알아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쪽은 날 보지도 못하고-나와 바로 마주치는 반대편 자리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신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만 있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키작은 아이의 환한얼굴...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나에게 고백을 한 여자가 있었다. 그 땐 그게 고백인지 뭔지도 잘 몰랐다. 난 너무 어리고, 삶의 짐이 컸기 때문에...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정말 나쁜 짓을 한거라는걸. 그래서 졸업 후 그 여자가 보고 싶었다. 지금도 제일 보고 싶다. 꼭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와 마주한 그 여자는 그 아이랑 제일 친하게 지냈던 친구였다. 난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물어보고 싶었다. 내가 기억하는 사람이 맞는지 아닌지...하지만 난 늘 용기가 없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오면서까지 그 테이블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인연이란 이렇게 스쳐지나가는 것인가 보다. 항상 내가 모르는 곁에 다들 같이 살아 숨쉬고 있는데 느끼지 못하고 가슴 아파하고 그리워한다. 그런것 같다. 어쩌면 이 울트라공간안에서도 내가 아는 누군가와 서로들 마음을 나누며 이야기하고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