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야,
가슴이 시리게 아픈건...
고민이 있어서도, 힘든일이 있어서도, 몸이 아파서도 아닌데..
당신은 자꾸 바깥으로만 나가려하고, 스물일곱의 아이엄마인 나는..
아이에게 매인게 원망스런건 아닌데..
자기가 자꾸만 바깥으로 도니.. 모든게 슬프고, 화나고, 밉고 그렇다.
자기엄마에게 모든게 화가나고, 우리차차에게도 화풀이를 하게되고,
힘들게 일하고온 자기한테도 맨날 짜증에, 투정에...
그러니까... 나좀 봐줘라. 나도 옆에있다는걸 왜 잊고지내니?
우울해. 말벗도 필요하고,
가슴으로 나눌 대화를 하고싶어.
내가 이렇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매일 슬픈듯 눈물흘리는거 자긴모르지..
알아봤자.. 화만낼테지.. 쓸데없이 질질짜기나한다며..
연애시절엔 안그랬는데.. 그때 니모습 기억하니?
9년을 한결같이 ... 내가 죽으람 죽는시늉까지도 하던 자기가..
이제는 날 한심한사람취급을 한다.
아이하나 낳은 날더러... 매일 살이나 빼지 뭣하냐며..
내가 그렇게 구박덩어리니?
니눈엔 니새끼는 보이는데 그새끼 낳아기른 난 왜그리 밉니?
너네엄만 나 살찐다고 안먹는다며 뭐라하지.. 너는 나 살안뺀다고 뭐라그러지..
가슴이 아픈데..
가슴이 말야.. 예전에 연애시절에 너랑 헤어지고 아팠던거처럼..
그렇게 무겁게 아파. 숨을쉴수가 없어.
이제 겨우 3년을 살았는데... 앞으로 30년 40년 함께 살아야할텐데...
이렇게 살고싶지는 않다.
집에만 오면 한숨,, 집에만오면.. 아니 나하고만 있으면 여기저기가 아프지?
그래.. 항상 그래
이제 겨우 3년인데 나 벌써부터 내아기 하나만 보고 시집서 살아야하는거니?
그렇게살기에 내남은 인생이 너무 가엾지 않으니?
사랑???
과연 우리한테 남은게 사랑일까? 아니.. 이젠 그렇지 않겠지.
당신에게 나는 더이상 연인이 아니라 아이의 엄마...
그래 그뿐일거야.
미안해, 하지만 난 아일 사랑해. 나처럼 크게하고싶지는 않아.
자기엄마와 자기를 보면 숨이막혀.
그렇다구 뭐 대단한 시집살일하는것도 아닌데 말야.
무턱대고 집을나가봤지만 갈곳이 없었어.
자기엄마핑계에 큰소리한번 내고 싸워본적도 없었지.
후회하고있어. 너무많이 후회하고있어.
하지만 되돌릴수 없는것도 잘 알고있어서 그저 그런선택을 한 내가 원망스럽다.
내선택으로 자기도 나도 너무나도 힘든길을 걷는거 같다.
정말 이렇게 무뎌지는게 결혼이란걸까??
누구나 다 이런결혼을 하는걸까?
우리는 더이상 연인이 아닌걸까?
내가 느끼는 감정은 더이상 사랑이 아닌걸까?
혹시 자기도 나처럼 맘한구석이 아프고있는건 아닐까?
살아야겠지? 아이라는 이유를 대서라도 나 살아있어야겠지?
솔직히 요즘은 나라는 사람의 존재의 필요성조차도 느껴지지않아.
모든게 나를 지나쳐서 흘러가는거 같애.
엄마두 아빠두 언니두, 친구들도, 자기도 자기엄마도..
오직 내차차만 빼고서말야.
언젠가는 차차도 내게서 멀어질거 같다.
오늘도 조금만 울어야겠지.
자기나 자기엄마가 눈치채지 못하게끔..
예전에 우린 정말 많이 사랑했던거 같은데..
그건 정말 사랑이었을까?
모든게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