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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야,   ckck
맘만은흐림 조회: 2304 , 2005-08-30 00:36
여보야,
가슴이 시리게 아픈건...
고민이 있어서도, 힘든일이 있어서도, 몸이 아파서도 아닌데..
당신은 자꾸 바깥으로만 나가려하고, 스물일곱의 아이엄마인 나는..
아이에게 매인게 원망스런건 아닌데..
자기가 자꾸만 바깥으로 도니.. 모든게 슬프고, 화나고, 밉고 그렇다.
자기엄마에게 모든게 화가나고, 우리차차에게도 화풀이를 하게되고,
힘들게 일하고온 자기한테도 맨날 짜증에, 투정에...
그러니까... 나좀 봐줘라. 나도 옆에있다는걸 왜 잊고지내니?
우울해. 말벗도 필요하고,
가슴으로 나눌 대화를 하고싶어.
내가 이렇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매일 슬픈듯 눈물흘리는거 자긴모르지..
알아봤자.. 화만낼테지.. 쓸데없이 질질짜기나한다며..
연애시절엔 안그랬는데.. 그때 니모습 기억하니?
9년을 한결같이 ... 내가 죽으람 죽는시늉까지도 하던 자기가..
이제는 날 한심한사람취급을 한다.
아이하나 낳은 날더러... 매일 살이나 빼지 뭣하냐며..
내가 그렇게 구박덩어리니?
니눈엔 니새끼는 보이는데 그새끼 낳아기른 난 왜그리 밉니?
너네엄만 나 살찐다고 안먹는다며 뭐라하지.. 너는 나 살안뺀다고 뭐라그러지..
가슴이 아픈데..
가슴이 말야.. 예전에 연애시절에 너랑 헤어지고 아팠던거처럼..
그렇게 무겁게 아파. 숨을쉴수가 없어.
이제 겨우 3년을 살았는데... 앞으로 30년 40년 함께 살아야할텐데...
이렇게 살고싶지는 않다.
집에만 오면 한숨,, 집에만오면.. 아니 나하고만 있으면 여기저기가 아프지?
그래.. 항상 그래
이제 겨우 3년인데 나 벌써부터 내아기 하나만 보고 시집서 살아야하는거니?
그렇게살기에 내남은 인생이 너무 가엾지 않으니?
사랑???
과연 우리한테 남은게 사랑일까? 아니.. 이젠 그렇지 않겠지.
당신에게 나는 더이상 연인이 아니라 아이의 엄마...
그래 그뿐일거야.
미안해, 하지만 난 아일 사랑해. 나처럼 크게하고싶지는 않아.
자기엄마와 자기를 보면 숨이막혀.
그렇다구 뭐 대단한 시집살일하는것도 아닌데 말야.
무턱대고 집을나가봤지만 갈곳이 없었어.
자기엄마핑계에 큰소리한번 내고 싸워본적도 없었지.
후회하고있어. 너무많이 후회하고있어.
하지만 되돌릴수 없는것도 잘 알고있어서 그저 그런선택을 한 내가 원망스럽다.
내선택으로 자기도 나도 너무나도 힘든길을 걷는거 같다.
정말 이렇게 무뎌지는게 결혼이란걸까??
누구나 다 이런결혼을 하는걸까?
우리는 더이상 연인이 아닌걸까?
내가 느끼는 감정은 더이상 사랑이 아닌걸까?
혹시 자기도 나처럼 맘한구석이 아프고있는건 아닐까?
살아야겠지? 아이라는 이유를 대서라도 나 살아있어야겠지?
솔직히 요즘은 나라는 사람의 존재의 필요성조차도 느껴지지않아.
모든게 나를 지나쳐서 흘러가는거 같애.
엄마두 아빠두 언니두, 친구들도, 자기도 자기엄마도..
오직 내차차만 빼고서말야.
언젠가는 차차도 내게서 멀어질거 같다.
오늘도 조금만 울어야겠지.
자기나 자기엄마가 눈치채지 못하게끔..
예전에 우린 정말 많이 사랑했던거 같은데..
그건 정말 사랑이었을까?
모든게 혼란스럽다.

아마조네스   05.08.30

같이 맘이 우울해 지네요...
문뜩 문뜩 오는 그런 감정...
결혼 13년차인 나도 그러는데...
점차로 나를 찾자구여...

나는 내가 아니다...   05.09.02

두번째로 님의 글에 제 얘기를 남깁니다...
저는 결혼 4년차.. 제 나이 서른..
저도 님처럼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 아기는 하나...
하루 종일 시집에서 손에 물 마를 일 없고, 종종 걸음으로 발바닥이 아프도록 움직이며 애쓰는 나인데도...
남편한테는 못생기고, 몸매도 안되고, 거기에 머리까지 나쁜 여자라며 무시 당하는 참 바보같은 아줌마입니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이제는 모든게 다 변해버렸습니다.
요즘 저만 보면 인상 쓰던 남편이 신경 쓰였었는데,
결정적으로 오늘, 여러번의 제 전화를 무시하고 아직까지 연락 없는그 사람... 집에만 들어오면 숨막혀 하며 잠만 자는 그사람을...
이제는 제 스스로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실...모든걸 다 포기하고... 예쁜 딸도 포기하고 훨훨 날고 싶지만... 그러고 싶지만...
저를 꼭 안고 " 엄마!울지마~"하며 등을 토닥이는 세 살배기 우리 아가를 두고.. 차마.. 차마..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아내로서, 병드신 아버님과 당신 자식들
사랑이라면 끔찍하신 어머님 며느리로서의 의무는 이행하되,
모든면에서 철저히 독립적인 존재로 버티기로...
남편 및 시댁식구 누구에게든 기대지 않고 차라리 모르거나 없는 사람들로 치고, 정 떼고!
홀로 서서 내 딸과 늘 나를 걱정해주시는 친정 부모님만 바라보며 살기로... 앞으로는 누군가 때문에 실망하는 일 적겠죠?
당분간은 남편과 말도 섞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 사람이 저를 두고 실망했듯, 저 또한 4년이란 세월동안 겪은 서러움으로 온 몸이 만신창이입니다..
사랑? 저 이제 그거 믿지 않습니다. 그토록 간절히 사랑했던 사람과의 삶도 이지경인걸요...

님... 주절주절 쓸데 없이 제 얘기를 너무 늘어 놓았네요. 미안...
한숨과 눈물로 살기에는 참 짧은 제 인생일것 같아서,
어떻게든 제 상황을 자기 합리화로 종료하고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납니다. 하나 뿐인 예쁜 딸과 화이팅을 외치면서요.
님도 아가와 함께 힘내세요. 눈물 닦으시구요~ ^^

아미   05.09.08

저..아직결혼안했지만...사랑이란거 믿지않아요..
글을읽다보니..너무슬퍼져요..
결혼이란거...너무 무모한..도전...

ckck   05.09.08

저희 친정엄마가 그러셨죠.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면... 해보고 후회를 하는편이 낫다고..
그래서 지금 이렇긴한데..
되돌리고싶진 않아요.
그건 내아이를 부정하는짓일뿐이니까요. ㅠ.ㅠ
사랑이라는거... 있기는 하지요... 단지 영원하지 않을뿐..

Gaia   05.09.29

둘이 있으면서 외로움을 느끼기 보다는 차라리 혼자 있기에 외로움을 느기는게 낫다는 생각에 이혼을 한 지 벌써 10년이 되었어요.
이혼 후에야 알았답니다.
외로움은 스스로 만드는 병임을.무엇이 옳은건지 지금은 알 수 없겠지요.그래도 한 남자의 그늘에 있었던 때가 가끔은 그립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