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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새로운 세상   un.
조회: 2490 , 2011-07-09 13:32

어제,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에 갔다왔다.
동아리 후배들과 모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 산 옷과 신발로 예쁘게 차려 입고 갔다.
자신감이 넘쳤다.

아이들도 모두 반가웠고
학교도 반가웠고
선생님들도 반가웠다.

태어나 처음으로 제모도 했다.
다리털, 팔털, 겨드랑이 털도 밀었다.
매우 짧은 치마도 입었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내가 꾸미다니.


하지만 정말 좋게 변했다.

-

자신감이 생기니
세상이 안전해 보였다.
아무도 나를 공격하지 않고
아무도 나를 나무라지 않는다.
아무도 나의 삶의 방식을 비난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나일 뿐이다.
나도 당당한 세상 사람 중 하나다.

그리고 사람에게 다가갈 용기도 생겼다.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니까
다가가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다가가야지.

어제도 처음 만난 동아리 후배가
친해지고 싶다며 내 번호를 알아내 문자를 보내왔다.
정말 기뻤다.

나도 친해지고 싶다며 답장을 보내줬다.
예전 같았으면 나 자신의 작음을 느끼며 쭈뼛댔을 나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감이 있었다.
나는 예쁘고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가치관과 기준으로 삶을 살고 있는,
나름대로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는 사람이다.

나는 나 자신의 가치를 믿는다.
나를 믿는다.

-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게 되면
새로운 세상이 찾아온다.

내가 불행하면 온 세상이 불행하고
내가 행복하면 온 세상이 행복하다.

내가 만든 세상에서 살자.
남이 만든 세상에서 살지 말고.
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

남자친구를 사귀고 싶어졌다.
예전에는 남자가 싫었다.
더럽고 징그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나도 남자를 사귀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러 친구들을 사귀어보고 싶다.
나는 최초의 낯섦과 어색함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내가 인정받지 못하고 무리에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게 되었다.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던 집단의 질서를 깨고
그 안에 흡수되려면,
처음의 어색함 정도는 당연하다는 것을.
전혀 모르던 사람과 만났는데
처음부터 친할 리가 만무하다.
그 어색함을 뒤로하고 서서히 친해져 가는 것이다.
친해져 가는 과정에서의 어색함과 겉도는 듯한 느낌,
깊지 않은 대화,
이런 것 쯤이야 당연하다는 것을,
이제는 꺠달아가고 있다.

세상으로 한 발자국 나아갈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
에너지가 채워진 느낌이다.

나는 매일 매일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