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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처음 만나는 사람.   un.
조회: 1956 , 2011-06-26 12:22


언어교환을 시작한 이래로 누군가를 직접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오늘은 외국인과 만나기로 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
0%의 설렘, 큰 두려움.
도대체 뭐가 이렇게 두려운 걸까?
나가지 말까? 약속을 취소할까? 잠수를 탈까?
도망쳐.
피해.


뭘ㅋㅋㅋ
도대체 뭘 그렇게 경계하는 건데ㅋㅋ
난 너지만 널 이해를 못하겠어.

-

일단 내가 남자가 나한테 인사하면 드는 첫 생각.
저 남자가 나를 좋아하나.
나한테 무슨 꿍꿍이가 있나.
나한테 뭐 바라는 게 있나.

-

나를 좋아하면 안 돼.
나는 누가 나를 좋아하는 것이 싫어.
아버지도 나를 좋아했어.
좋아한다면서 내 몸을 요구했어.
나는 누가 나를 좋아하는 것이 싫어.

-

자유기술의 장점은 이거다.
미처 꺠닫지 못했던 진심이 나온다.
오늘도 하나 건졌다.
내가 남자를 경계하는 이유.
남자들에게는 인사를 하지 않고 나에게 다가오지도 못하게 차단하는 이유.

아버지가 나를 좋아했기에.
좋아한다는 이유로 내 몸을 요구했기에.
성폭력 상담소에 가야겠다.
언제까지 남자를 경계하며 살 순 없다.
억울하기도 하고,
사랑받고 싶기도 하고.

-

남자는 크다.
더럽다.
짜증난다.
징그럽다.

-

성폭력 상담소 가서 심리 검사와 심리 치료를 받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