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자세,
자꾸만 입 안을 맴도는 깨달음이다.
자꾸만 중얼거리게 되는,
득템한 기분.
내가 앞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갈 자세는,
나는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알고
매 순간 깨어있는 마음으로 살 것,
이다.
12살 무렵,
처음으로 죽음에 대한 압도적인 두려움을 느꼈다.
죽고 싶지 않았다.
내가 지각하는 세상이,
내 눈으로 보는 세상이 언젠가는 끝난다는 것이
미치도록 두려웠다.
그래,
그래도 내 삶만 끝나는 거라면
어쩌면 환생할 수도 있고
어쩌면 내세가 있을 수도 있으니
괜찮겠다 싶었다.
그러나 70억년 후면 지구가 멸망한다는 사실은
나를 두려움으로 밀어넣었다.
세상에
지구가 멸망하면,
정말이지 끝나는 것이다.
죽음은 항상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소름 끼치는 존재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죽는다고 생각하면 두렵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정도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는 죽는다.
모든 생명체가 언젠가는 죽는데
내가 뭐라고 안 죽는단 말인가.
두려워하든 말든
몸서리 치든 말든
언젠가 나는 반드시 죽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살아야 한다.
나는 죽기 때문에
살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