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8월 2일
오늘은 그애가 군대간지 73일 돼는 날이다..
그리고...머 그다지 중요하진 않지만..그렇긴..하지만..내 생일이다.
작년 내 생일엔 그애에게 전화가 왔었다..
생일 축하한다며...
항상..그애 맘을 아프게만하구..만나는 동안 힘들게만 했던..그것도 모자라 뒤도 안돌아보구 나만 사랑하던 그얘를 무참히 돌아섰던 날...못잊어 못잊어 전화한것이다.
그리고 나서..우린 친구도 뭐도 아닌..알수 없는 관계로 만났다..
친구라 말하긴..그 얜 아직 날 사랑하고 있었고..
연인이라 하기엔..난 여전히 그 얠 사랑하지 않았다..
그렇게..1년정도가 흘렀다..
그동안 그얘에게 다른 여자친구가 생겨도 난 별로 질투하지 않았다..
누굴..사귀어도 네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야..하는 일종의 자신감..뭐 그런거였던것 같다
그건 맞았다.
누구와 있건..어디에 있건..걘 내가 부르면 어디든..항상 달려나왔다.
그런 내가 변했다..
그 얘는..죽을때까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난 변했다..
그 얘가 준 곰인형을 안고..매일매일 그 얘 생각에 눈물을 흘리고..티비에 차태현만 나와도 (그 얜..차태현을 엄청나게 많이 닮았다..) 그 얘 생각에 미칠것만 같다.
어딜가도 그 얘 안부를 묻고..지금 그 얘가 내 옆에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죽을만치 서러웠다.
그런데..너무너무 슬프게도 그 얜 내곁에 없다....
그 얘가 그토록 바라던 정말 사랑임을..안건 그 얘가 떠난 후였다.
군대 가기전 반지를 주고 가겠노라 했던..그녀석은 1달가량의 홀로떠난 여행후에 아무말도 남기지 않은 채 떠났다..
난 아무것도 할 수 가 없었다.
항상 받기만 했는데..이젠 나도 줄 수 있는데..
그 얜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젠...날 사랑하지 않을까...
날..까맣게 잊었을까..
미련이라 생각했다..
있다가 없어진..허전함..
그런데..누굴 만나두 그얘와 비교하게 됐다.
괜히 기다리겠다 말하구..못기다리고 떠나게 돼면..결국 난 또 그얘에게 상처주게 될꺼야..라고 애써 내맘을 달래보기도 했다..
<벌써 일년> 가사처럼..처음이라 그래..며칠뒤면 괜찮아져..라고 생각했다.
근데..아니다..
그냥..그 얘가 없음 못살것 같구..그얘가 아님 안될 것 같다
그 얘가 떠난뒤..그얘 소식을 들으려 이사람..저사람 한테 그녀석에 대해 묻고 다녔다.
그 얘가 어디로 떠났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저에 대해서 뭐라고 말한적 없어요..?"
그랬더니..아주 예전에 술에 몽땅 취해서.."**는..자존심이 세요" 라고 했단다..
그 말이 아주 슬펐다..
그 녀석한테 난 그런존재였구나..
그랬었지..
엇그제 <엽기적인 그녀>를 봤다.
2시간내내...울었다.
세상에서 그렇게 슬픈 영화는 정말..처음이였다.
엉엉 소리내서 울고 싶었다..
꼭..그 얘 같았다.
그 얜 항상 나보구 엽기적이라고 했었는데...(그땐 엽기적이란 말이 유행하기 전이였다.)
영화속의 차태현은..생김새도...하는짓도..말투도 너무 그녀석을 닮아있었다.
그녀석이 차태현을 닮은게 아니고..차태현이 나의 그얠 닮으려 한거다..
작년 여름,<엽기적인 그녀> 를 아주 재밌게 읽었던 그녀석..그리고 그런 그얠 유치하다고 타박했던 나..
시간이 정말 작년으로만 돌아갈수만 있다면..
그런다면..난 그녀석에게 <엽기적인 그녀>가 아니고 <사랑스런 그녀>가 되있을거다..
이제 73일..2년 3개월중에 이제..73일..
2년 3개월 아무것도 아니다..
영화속에서 전지현도 2년이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에게 사랑스런 그녀가 될수 있다면..
23년이라도 ..기다릴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