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왔다.
아침 아홉시 반부터 밤 아홉시 까지.
그리고 오만원.
가만보니 이거 최저임금도 안 된다.
뭐, 그래도
나에게 맞는 조건의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
.
몸이 지칠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마음 터 놓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나보다 큰 사람
나보다 안정된 사람
나보다 따뜻한 사람에게
내가 힘들 때
기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기대고 싶다.
편하게.
아무 걱정 없이.
모든 피로가 녹아내리게.
.
.
아직 나에게는 오지 않은 이야기.
그러나 분명히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이야기.
확실히 남자가 편해지고 있다.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서
꽤나 조급해하고 안달을 하고 있지만,
한숨 쉬어 가자.
불과 반 년 전만 해도
나는 남자들과 편하게 대화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하던 사람이었다.
남자들과
친구로서라도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남자로 된 친구도 있고
그 친구와 마음을 나누고
고민을 터놓는다.
오히려 어쩔 때는 남자가 더 편할 때도 있다.
확실히 남자들은 단순한 것 같아서.(힣)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좋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
.
이 자체만으로도 숨가쁘게 달려 왔어.
그렇게 빨리
가지지도 못했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애초에 그런 건
아직 될 일이 아니라구.
물론 지금 되면 좋겠지만 말이야.
지금은 그저
나의 일상 속에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것
이런 것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지금으로서는
충분하다고 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는 친구와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말이야.
.
.
그러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너무 서두르지도 말고.
이 마음이
나쁜 추억이 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