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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얏
 거대한 두려움   감성에 물붓기
약간 비 조회: 2478 , 2001-10-04 00:16
"우리.. 다시 만나면 안될까...난 다시 만나고 싶어"라고 그가 말했다.
그 후로  내내 내 생각을 했었고,
그 동안 용기없어 연락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나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그렇게 자신있게 말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난 지금이대로가 너무도 편하다고 했다.
내 앞의 네가 결코 싫어서가 아니라...
이렇게 편안히 웃으며 너를 볼수 있는 이 평화로운 공간이
지금 내겐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말했었다.

그 후로  그는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내가 짜증내지 않을.. 딱 그 정도로 내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어쩔땐 내가 어디에도 없는듯 행동하기도 하고
아주가끔 내게 야속하다며 속내를 들여내기도 하면서
여하튼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은채
그는 내 앞을 무관심한듯 잘도 지나다녔다.

그러다 나는 서서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시 나타난 그의 순수함과 지난날의 기억이 나를 어지럽히기 시작하면서
나는 스스로를 가리켜 "무정한 사람"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내가 무엇이길래. 저 착한 사람에게 속앓이를 주는가.
나 또한  끝없이 떨어지는 낭떠러지의 상처를 알고 있으면서
다른이도 아닌 나 스스로에서 생겨나려는 또하나의 아픔을
이렇게 팽계치듯  눈하나 깜짝하지 않아도 되는건가.
나는.. 그럴 자격이 있는건가..'

그렇게 서서히 나는 마음을 문열 열었나보다.
문을열고 .... 이제.. 겨우 몇일.
나는 서서히 왠지모를 다가오는 거대한 두려움에 식은땀이며 숨이차다..
한 사람을 향하는 마음을 오랬동안 멀리했던 나에겐
다시 오는 긴장감과 바램, 혹은 소망등은
다시는 가지고 싶지 않은 고통으로만 느껴진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은 너무나도 낮설다..
아니아니.. 너무도 잘 아는 곳이여서 이 불안한 곳에 더이상 머물고 싶지가 않다.
아무일도 없는곳으로..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무미건조하지만 아프지 않는 곳으로 가고싶다.
지금 내가 다시 가려는 이길은..
고통과 상처로 얼룩져 버릴것만 같아 너무도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