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30분밖에 하지 못했다. 아니, 30분밖에 안했다. 못한게 아니라 안한거지...
점심때 텔레비젼을 보고 프링글스를 먹고 낮잠을 잤다. 그리고 8시에 일어나 채 뜨지도
않은 눈으로 주섬주섬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헬쓰장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대부분이 탁구치는 사람이지. 그곳엔 꽤나 어색해진
동생 두명도 있었다. 인사를 받고 괴질에 대해서 몇 마디 주고 받은게 전부였다.
굳이 내가 먼저 말은 건네지 않았다. 그럴 필요를 못느꼈다. 모든게 자기 필요에
의해서 일이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 이미 어색해진 그들에게 웃으면서 먼저 말을
건네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그게 더 어색하게 만드는게 아닌가?
싸이클 15분동안 하고 뛰었다. 35분은 뛰어야 하는데, 밤에 자면서 새끼 발가락을
긁은 탓인지 너무 아파왔다. 발바닥도 불이 나도록 아프고... 젠장!!!
이번달까지 10Kg감량은 해야하는데... 엉뚱한게 테크를 거네...
참고 뛰려했으나, 애써 참고 싶지 않았다. 참을성이 많이 약해졌나?
예전같으면 이런것쯤은 거뜬히 참아냈었는데... 후훗~~~~~~~~~~~~~~~~~~!!!
땀을 흘리긴 했으나 그다지 운동했다는 기분은 나지 않았다. 다이어트 정말 힘들다.
여름은 다가오고 갑자기 퍼진 살들때문에 옷 입을 때마다 스트레스는 받고...
어찌하다 이렇게까지 내 자신을 망가뜨렸을까?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진다.
'유학오면 살 안찌워야지'했는데 역시 나도 돼지가 되어버렸다.
살이 쪘다는건 곧 자기 자신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
대학 들어가서 살이 빠졌다. 원래 뚱뚱했는데 갑자기 빠지니까 신이 났다.
1학년 첫 여름방학 때 알바를 시작하면서 서서히 빠지는가 싶더니 12월 말엔
헬쓰를 하기 시작하고,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니까, 약 6개월동안 10Kg이
넘게 빠졌다. 야호~~~~~~~~~!!! 살 빠지고 나서의 그 자신감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세상엔 못해낼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았지. 그후로 4-5Kg정도 찌고 빼고를 반복했다. 그까짓거 살빼는 거 쉬웠다.
조금만 운동하면 빠졌으니까. 그리고 날씬하지도 않은 내가 고작 그 살을 뺐다고
뚱뚱한 사람을 속으로 으스댔다. '흥!! 저런 애들은 자기 관리도 안하나?
한심하다, 한심해'
사람들 앞에선 뚱뚱하면 어떠냐고 마음 넓은척.. 속으론 이랬지..
나 이중성격!!!!
윽~~~~~~~!!근데 내가 다시 돼지가 되다니... 뚱뚱한 사람들 으스대던 내가 결국
이꼴이 될줄이야.
일요일부터 시작했다. 예전보다 훨씬 힘들다. 갑자기 찐 살에, 나이 한살 더 먹으니
예전보다 두배는 노력해야 한다. 예전엔 정말 살 빼는 거 쉬웠는데...
알바라도 하면서 좀 피곤하게 생활하면 금방 빠질텐데 나의 활동량이라고는 숙사에서
10분도 채 안되는 학교, 그리고 50분동안의 헬쓰...
고작 이게 다다.
세상에나...큰일이다. 이제 곧 여름인데...
4월말까지 과연 48Kg을 만들수 있을까?
아~~~~~~~~~~~~~~~~, 슬픈 나의 현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