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눈을 떴다. 8시.
한국에 온 뒤로는 낮잠도 거의 안잤는데. 어제도 마찬가지로 안잤는데 잠을 설쳤다.
나 자신도 모르는 불안감이 나를 갑자기 엄습해 왔다.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누워서도, 잠을 자다가도 계속 잠을 설쳤다.
사실은 더 잘 수도 있었지만 화장실이 너무 급했다. 정신없이 뛰쳐나갔는데 오빠가
앉아있을게 뭐람. 나오라고 나오라고 징징대도 도통 나올 생각을 앉는다.
싸버릴 것 같은데.. 뭐야...
드디어 나올랑 말랑. 진짜 급한데... 한번 더 징징댔다. 그 때서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뒷정리를 하고 나오는 오빠. 정신없이 들어갔다.
에잇~~~~!!! 그 나올랑 말랑 하더니 결국엔 속옷에 쬐끔 묻었다.
뒷정리를 하고, 다시 내 방으로 와 자려고 했지만 찝찝해서 덜 깬 눈을 비벼가며
샤워를 했다. 아이고 추워라....
그리고 녹차를 마시면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내 사랑하는 녹차..
원래부터 녹차를 좋아하는 건 아니였다. 언제부터였지?
대학 2학년 때 '다도예절'이라는 교양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 때부터 녹차의 맛을 알아갔다. 그 이전에는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마셔도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고.
그러던 내가 녹차의 맛에 푹 빠져들 줄 이야. 그 이후로 맨날 맨날 녹차를 마셨다.
물 대신 녹차. 날이 갈수록 마시는 양이 늘더니, 언제부터인가 하루에 1.5L 이상은
족히 마신다.
뭐든지 과하면 좋지 않다고 했지만 그래도 좋은 걸 어떡해. 하루라도 안마시면
뭔가 불안한 느낌가지 들 정도니 완전히 녹차 속에서 헤엄을 쳐야겠군.
녹차의 맛을 알다보니 다른 차까지 좋아졌다. 하지만 경험은 없다.
자스민차, 화차... 내가 마셔본 차들이다. 이번에 사스만 아니였다면 학기 마치고
여름방학이 되어 들어올 때 기분좋게 다양한 차들을 사 올 생각이었다.
^^
봄이 됐다고 사람들은 따뜻하다고 하다고 하는데 나만 왜 이렇게 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