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눈이 떠졌다. 6:30
이게 얼마만인가? 일어나자마자 눈도 채 뜨기도 전에 거실로 달려가 물을 두 컵 들이
켰다.
생각해보니, 어제 너무 배가 고파 밥을 먹은게 무지 짰던 모양이다.
어젯밤, MSN에서 그 사람을 만났다. 제길, 들어가질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왜 들어갔을까?
그 사람은 오늘 5:30에 종로에서 만나잔다.
말은 해놓았지만 왜 이렇게 나가고 싶지가 않지? 잠을 자면서도 내내 바람맞힐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정도로 내키지가 않는다.
나가겠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일이 생겨 못나가겠다고 전화하는 것도 왠지 나에겐 나감한
일로 여겨진다.
오늘 날씨가 참 좋다.
어제 오후에 잠깐 흐리길래, 다시 비가 오려나 싶더니 마당에 나갔을 때, 상쾌한 아침이라
여겨졌다.
이런날엔 자전거 타는 것도 괜찮은데 옷 갈아 입는게 귀찮아서 이렇게 방 안 모니터 앞에
앉아 뭉그적 거리고 있다.
오늘은 할 일이 뭐가 있지?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중국어 공부 좀 하고, 책도 읽고
헬쓰도 가고 빨래도 하고.
그 사람만 만나지 않는다면 오늘은 나만의 시간을 맘껏 즐길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