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팔목이 시큰거린다. 힘도 없고. 예전에 스케이트를 타다가 부러져서 한달동안
깁스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 후로 오른쪽 팔목을 조금만 무리하면 힘이 없다.
참았었다. 하지만 지금 시큰거림이 느껴질 정도로 온통 팔목에만 집중되어 있다.
오늘 언니와 통화를 했다. 말을 할까 말까 잠시 머뭇거리다가 아주 어렵게 얘기를 꺼냈다.
'백씨 아저씨한테 -언니 남자친구를 난 이렇게 칭한다. 집에서만^^-정말 미안한데 나 우체국
너무 힘들어. 다 참을 수 있는데 오른쪽 팔목이 시큰거려서...그래도 이번달까지는 할 수 있어.-
내가 5월 18일에 이 곳에 왔으니 내일모레면 딱 한달이다. 언니는 다행히 이핼 해주었다.
내일이라도 당장 그만두라고... 그거 시큰거리면 나중에 후유증이 얼마나 큰 줄 아냐고..
하지만 계속 머뭇거려지는 이유는 날 소개시켜준 언니의 남자친구 입장이 난처해질 것이며
그걸 말하는 언니의 입장도 썩 좋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로 인해서 누군가가 피해를 봐야 한다는 것, 입장이 난처해진다는 건 정말 원치 않기 때문에..
마음은 솔직히 내일이라도 그만 두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언니의 남자친구에게 미안한 짓을 하는 건 언니 얼굴을 생각해서라도
쉽게 할 일이 못된다.
사람들은 말한다. 남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고..
가끔은 나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더 중요한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