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친구를 만났다. 어쩜 이렇게 변해있을 수가..
살이 쏙 빠졌다. 옛날의 뚱뚱한 모습이 아니였다.
아무튼 너무너무 충격적이었다. 지금도 그 충격에 헤어나오지 못한 듯.
살 빠졌다고 2주동안 방심하고 좀 먹어댔더니 조금 쪘다. 나도 더 가꿔야 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친구한테 그 아저씨에 대해서 말을 했다. 내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서..
친구는 내가 너무 심했단다. 나도 심했다는 걸 알지만..
친구는 전화라도 해서 사과하란다. 끝날 땐 끝나더라도 좋게 끝나야하지 않겠느냐고..
내가 백번, 천번 잘못했으니 사과하라고.. 어찌나 혼을 내던지..
친구와 헤어진 뒤 공중전화로 전화를 했다.
정말 자존심 구겨가면서 전화를 했더니, 그 아저씨 왈
"언젠가는 전화 올 줄 알았어. 남자의 느낌이 있거든. 근데 생각보다 빨리 왔다. 난 일주일
후에나 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오다니."
순간 욕이 나왔지만 참았다. 그리고 두 눈 딱 감고 몇번이나 미안하다고 했다.
사실 그동안 일부러 화내고 삐진거라고. 정말 미안하고, 다신 그럴 일 없을거라고.
그리고 잘 지내라고.
지도 잘한 거 없으면서 끝까지 미안하단 말은 안하더군. 어쨌든 난 이제 아저씨에게 더 이상
미안한 마음도 가질 필요도 없다.
깨끗하게 잊을 수 있다. 오늘 마음이 너무 가볍다.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어째든 내가 잘못한
점에 대해선 사과했으니 마음이 무거울 필요도 없고...
친구말을 듣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주는 안되고 다음주에 보자는 말을 했다. 그 아저씨가..
하지만 앞으로 만날 일은 전혀 없다. 이미 마음을 접었으니..
그 아저씨도 마음을 접은 듯했다. 그래서
"아저씨도 마음을 접은 것 같은데요."
하고는 대충 끝내버렸다.
이젠 좀 시원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메일도 보냈고, 오늘 전화도 했고.
조금 더 생각하고 내 고민 결정하고, 이제 내 생활에 충실히 해야겠다.
더 이상 방황은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