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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향
 완전히 끝났다... 더 이상은 생각하지 않으련다.   미정
조회: 1403 , 2003-07-09 19:51
1년만에 친구를 만났다.  어쩜 이렇게 변해있을 수가..

살이 쏙 빠졌다.  옛날의 뚱뚱한 모습이 아니였다.

아무튼 너무너무 충격적이었다.  지금도 그 충격에 헤어나오지 못한 듯.

살 빠졌다고 2주동안 방심하고 좀 먹어댔더니 조금 쪘다.  나도 더 가꿔야 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친구한테 그 아저씨에 대해서 말을 했다.  내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서..

친구는 내가 너무 심했단다. 나도 심했다는 걸 알지만..

친구는 전화라도 해서 사과하란다.  끝날 땐 끝나더라도 좋게 끝나야하지 않겠느냐고..

내가 백번, 천번 잘못했으니 사과하라고.. 어찌나 혼을 내던지..

친구와 헤어진 뒤 공중전화로 전화를 했다.

정말 자존심 구겨가면서 전화를 했더니, 그 아저씨 왈

"언젠가는 전화 올 줄 알았어.  남자의 느낌이 있거든. 근데 생각보다 빨리 왔다.  난 일주일

후에나 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오다니."

순간 욕이 나왔지만 참았다.  그리고 두 눈 딱 감고 몇번이나 미안하다고 했다.

사실 그동안 일부러 화내고 삐진거라고. 정말 미안하고, 다신 그럴 일 없을거라고.

그리고 잘 지내라고.

지도 잘한 거 없으면서 끝까지 미안하단 말은 안하더군.  어쨌든 난 이제 아저씨에게 더 이상

미안한 마음도 가질 필요도 없다.

깨끗하게 잊을 수 있다.  오늘 마음이 너무 가볍다.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어째든 내가 잘못한

점에 대해선 사과했으니 마음이 무거울 필요도 없고...

친구말을 듣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주는 안되고 다음주에 보자는 말을 했다. 그 아저씨가..

하지만 앞으로 만날 일은 전혀 없다.  이미 마음을 접었으니..

그 아저씨도 마음을 접은 듯했다.  그래서

"아저씨도 마음을 접은 것 같은데요."

하고는 대충 끝내버렸다.

이젠 좀 시원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메일도 보냈고, 오늘 전화도 했고.

조금 더 생각하고 내 고민 결정하고, 이제 내 생활에 충실히 해야겠다.

더 이상 방황은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