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밝아왔다. 일어나기 싫어 억지로 계속 잠을 청했지만 어쩔 수 없이 떠지는 눈.
또 하루가 밝았다는 생각에 죽을만큼 싫다. 요즘엔 가끔씩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나를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이 원망스럽다.
난 결혼하지 않을거라고 하면 엄마는 울상이 되어버린다. 그러면 뭣하러 공부를 하냐고.
그럼 시집 가려고 공부하나?
난 남자가 싫다. 그리고 더 두려운 건 엄마처럼 사는게 더 싫다. 나도 그렇게 될까봐
두렵다.
더욱 싫은건 '가난'.
난 그 가난이 죽기보다 더 싫고 지긋지긋하다.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가정환경이야 어쨌든 돈이 많아서 주체할 수 없는 그런 가정에 태어나고
싶다. 안그러면 아예 태어나지 말든가.
어쩌면 '가난'이란 꼬리표는 현실과 나를 더 멀어지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저 이상 속에서만 살고 싶다. 그것이 헛된 욕망임을 알면서.. 점점 느껴지는 현실이 내 목을
조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