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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향
 '가난'이라는 꼬리표..   미정
조회: 1376 , 2003-07-12 15:07
하루가 밝아왔다.  일어나기 싫어 억지로 계속 잠을 청했지만 어쩔 수 없이 떠지는 눈.

또 하루가 밝았다는 생각에 죽을만큼 싫다.  요즘엔 가끔씩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나를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이 원망스럽다.

난 결혼하지 않을거라고 하면 엄마는 울상이 되어버린다.  그러면 뭣하러 공부를 하냐고.

그럼 시집 가려고 공부하나?

난 남자가 싫다.  그리고 더 두려운 건 엄마처럼 사는게 더 싫다.  나도 그렇게 될까봐

두렵다.

더욱 싫은건 '가난'.

난 그 가난이 죽기보다 더 싫고 지긋지긋하다.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가정환경이야 어쨌든 돈이 많아서 주체할 수 없는 그런 가정에 태어나고

싶다.  안그러면 아예 태어나지 말든가.

어쩌면 '가난'이란 꼬리표는 현실과 나를 더 멀어지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저 이상 속에서만 살고 싶다.  그것이 헛된 욕망임을 알면서.. 점점 느껴지는 현실이 내 목을

조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