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정말 화창하다..
눈부실만큼..
요 며칠 감기때문에 죽다가 살아난 나로서는.. 오늘의 이 햇살이 그리 반갑지는 않다..
며칠전..
친구의 소개팅을 내가 주선해 주는 일이 있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선배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선배는 말한다..
"너 지난번에 걔네 집에 갔을때도 남자친구 사귀고 있었지?"
그래.. 사귀고 있었다..
100일을 기다리며 지내고 있었지..
"너 근데 남자친구한테는 개네집에 놀러간다고 말은 했냐?"
미쳤냐 내가..
남자친구가 안그래도 예민한데..
"오빠.. 그래 말은 못했지만.. 이젠 계랑 나랑 아무사이도 아니자나.."
"걔도 그럴꺼고.. 나도 이젠 어떤 감정도 들지 않어.."
"같이 카레만들고 비디오보고 그런거 밖에 없어.. 손도 안잡아따뭐.."
"야!! 어쨌든 남자랑 여자랑 빈집에 둘이 있었다는 건 말 다 한거야!! "
말도안돼..
내가 거짓말을 하는건 아니다..
정말로 정말로.. 우리 아무일도 없었으니깐..
그렇지만..
그렇게 구차한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놓는 내가 한심하고 스스로에게 참을 수 없이 화가 났다..
"그래.. 그래서 나도 한참동안 알수없는 죄책감을 갖고 있었어.. 남자친구한테.."
나는 왜..
나는 또 왜 이렇게 어디선가 그아이의 이야기를 줒어듣고 다니는건지..
어떻게든 잊으려고 하고 잊어가고 있으면..
누군가가 와서 나를 건들이고 살포시 그아이의 소식을 건네는지..
그래도..
아직은..
아직은 힘든 나이다..
군대가기 전에 어땠어? 라는 나의 질문에..
오빠는 또 줄줄이 늘어놓는다..
"걔가 머리 브릿지 같은걸 했었는데.. 머리를 밀어서 사진을 찍어보냈는데..
중간중간 히끗히끗 한거야.. 땜통처럼.. 어찌나 우끼던지.."
그랬구나..
그럼 누군가한테 욕을 먹는건 아닌지.. 고생 더 하는건 아닌지..
군대 가지전에..
나한테 한번의 연락으로 집에 혼자 있는게 무섭다고 말했었는데.. 그랬는데..
나는 그래? 너 아는 친구들 많자나.. 여자들도 많고... 라고 말해버렸다..
속마음도 내말과 같을까?
자꾸만 자꾸만..
그의 소식이 궁금해지는건.. 나는 또 흔들리는 내 감정에.. 슬퍼진다..
그래도 내겐 정말 멋진 내 남자친구가 있다..
내겐 정말 소중한 내 사랑이 있다..
나는 오늘밤 다시 나에게 주문을 건다..
그래..
내 사랑은 변치 않아..
끝난건 잊어버려..
보고싶네.. 지금의 내 남자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