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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
 나이 차이   카테고리가뭐야
조회: 1981 , 2003-11-21 20:56
저번에 김c의 음악 살롱을 듣는데 게스트로 비가 나왔다.
둘이 나이차이가 띠 동갑 차이보다 더 날꺼 같다.
그런데도 금방 삘받아서 서로 통한다고 좋아라 한다.
비가 김c가 기혼자란 말에 깜짝 놀래서
그럼..몇..살..?
그러자 김c가 삼십 삼살이요.라고 대답해서 내략 혼자 막 웃었다.
나이를 물어본 비가 더 어른 같고 그렇게 대답하는 김c가 더 어린애 같았다.
그래도 방송인인데 삼십삼살이라는 어법에 맞지 않는 대답을 너무 당연하게 하는 김c의 어투랑 만만하게 봤다가 대략 나이차 나는거에 놀랜 비의 모습이 라디오지만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었다.

내 친구들 중에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언니들도 있고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애들도 있다.
오히려 동갑 친구가 없다.
그런데 오래 지내다 보면 상대방이 몇살인지 몇년 묵은 인간인지 대략 무감각해지고 그냥 쟤는 쟤지 몇 살 먹은 쟤로 보지 않게 된다.

예전에 아주 가까이 지내던 언니가 누군가에게 자기 나이를 말할때 서른 두살 이라고 대답해서 깜짝 놀랬다.
앗..언니가 서른 두살씩이나 된다구?
나랑 .....몇살 차이가 나는거지?
너무 오래 가까이 지내다 보니 나이를 까먹었다.

근데 내 친구들도 다 나랑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친구들이라 그 친구들이 내 나이가 몇살인지 대략 잊어먹고 지낸다.
어쩔땐 너무 어린 녀석이 열라 맞먹음 뒤에서 한대 쥐어 박구 싶지만 나름대로 나이차이라는걸 자연스럽게 극복한 우리 관계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좋은 현상으로 보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들은 내심 다 내 나이가 정확히 뭔지 궁금한 모양이다.
너무 오래되서 대략 나보다 나이가 많으건 같은데 몇살이었는지 얼른 개념이 안떠오르는 모양이다.

내가 컴터에 주민번호를 찍거나 가게에서 주민증 좀 보자구 하면 은근히 호기심을 갖고 옆에서 지켜 본다.
힐끗거리고 주변에서 눈을 떼지 않고 확인한다.

난 모르는 척하면서 내 주민번호를 까지만 그들이 호기심에 기웃거리는게 느껴져서 속으로 웃음이 나온다.

그래 나 이 나이다!!

그럼 그들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할까.
생각보다 나이가 많다 그럴까.
보기보다 어리다 그렇게 생각할까
자기 나이랑 차이를 계산하고 있을까..

재밌다.

내 친구들은 내 나이를 모르는게 아니다.
단지 잊어 먹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난 처음 나이까고 다음엔 나이를 까지 않는다.
몇년산, 몇년 먹은, 몇년 묵은, 그런건 역시 포도주나 골동품에만 매기는거다.
난 그냥 DK다.

어제도 DK
오늘도 DK.
내일도 DK.

나두 삼십 삼살이 되면 김C처럼 삼십 삼살이요..라고 대답해 보고 싶다.
참 귀여웠다.

다른 얘기지만 김C는 블러의 SONG2를 소개할때도 쏭투라고 안하고 쏭하고 숫자'이' 라고 말한다.
역시 귀여웠다.^^